검찰 일반직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에 3번 연속 안동 출신이 오르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특정 도시에 편중된데다 서열까지 건너뛴 인사여서 더욱 이례적이다.
법무부는 최근 경북 봉화 출신으로 안동고를 졸업한 양희천(57) 인천지검 사무국장을 대검찰청 사무국장에 전보인사 발령을 냈다고 22일 밝혔다. 전임자인 최창식, 심순 사무국장에 이어 안동 출신만 3번째다. 대검 사무국장은 검사가 아닌 일반직 공무원이 오를 수 있는 최고위직(1급)으로 검찰 간부 못지 않은 실권을 가진다.
1985년 9급 공채로 검찰에 입문한 양 사무국장은 2011년 8월 춘천지검 수사과장을 거쳐 지난해 8월 부산동부지청 사무국장으로 승진했다. 검찰 수사서기관(4급)으로 승진한 지 불과 4년10개월 만에 최고위직에 발탁됐다. 공무원 조직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초고속 승진이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사무국장은 통상 일선청 사무국장 중에서도 서열이 높은 고검급 사무국장이 가는 자리인데 지검급 사무국장이 전보된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양 국장보다 선배인 국장들은 자리를 지킬 것인지 퇴직할 것인지를 고민했다고 한다. 후배가 승진하면 옷을 벗는 검찰 문화의 영향이다.
수도권에 근무 중인 한 수사관은 “양 사무국장을 비롯한 주요 보직 수사관들이 능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역 안배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아 내부에서 크고 작은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대검 사무국장의 임기는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2년 가량 근무하다 명예퇴직하는 것이 관례다. 심순 전임 사무국장은 지난달 한국연구재단 상임감사로 취임했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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