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경쟁을 벌여온 영남권 5개 지자체가 밀양과 가덕도를 제외한 제3의 후보지가 선택될 가능성을 알고도 외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22일 언론사 부장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영남권 신공항 부지를 애당초 밀양 아니면 가덕도라는 논리로 접근한 적은 없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행했다”며 “해당 지자체의 지역자문회의 등에서도 다 언급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밀양 가덕도 뿐 아니라 김해공항 확장안도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였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대다수 지자체들도 이 사실을 인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강 장관의 발언이) 틀린 말은 아니며 이번 용역은 원칙적으로 모든 대안을 검토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고, 울산시 관계자는 “지난 2월 5일 중간보고회 때 영남권 신공항 35개 후보지 가운데, 3개로 좁혀졌다는 국토부 관계자의 말을 들었다”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지난 해 6월 신공항 입지용역에 착수할 즈음 보고회에서 35개 후보지를 대상으로 조사한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국토부가 김해공항 확장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없다”며 이번 결정이 정치적 판단에 의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이 모든 후보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부가 국제공항으로 결함이 있는 김해공항을 재추진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울산시 관계자도 “밀양, 가덕도를 포함한 3개안이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나머지가 김해공항 확장이라고 국토부가 적시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측은 “용역 초기부터 밀양과 가덕도 2곳에 대해서만 용역을 진행한다는 얘기는 한 적이 없다“며 “용역결과에 따르겠다던 지자체들이 뒤늦게 김해공항 확장안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목상균기자 sgmok@hankookilbo.com 대구=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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