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평소 알고 지내던 50대 여성과 부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쯤 장안구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뒷좌석에서 A(50ㆍ여)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 남편(53)으로부터 같은 날 오전 10시13분쯤 “지난 16일 해외 출장을 왔는데, 18일 아내와 마지막 통화한 뒤 19일부터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 중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는 문이 잠긴 자신의 차량 안 뒷좌석에서 숨진 채 야외용 매트에 덮여 있었다. A씨의 휴대전화와 신용카드 등 소지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검시관은 A씨가 끈으로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구두 소견을 냈다.
용의자 추적에 나선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전 휴대전화로 마지막 연락한 대상이 하루 전인 20일 오전 11시48분쯤 의왕시에서 이혼소송 중 아내(52)를 목 졸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B(58)씨임을 확인했다.
A씨 아파트 지하 주차장 폐쇄회로(CC)TV 분석에서도 B씨가 19일 오후 4시쯤 자신의 차량을 운전해 A씨 집으로 왔다가 다시 A씨 차량을 타고 나간 뒤 당일 오후 8시쯤 되돌아오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그 전날인 18일 오전 9시43분쯤 집에서 홀로 외출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경찰은 숨진 A씨의 복장이 집을 나설 때와 같은 점 등으로 미뤄 B씨가 18일 오전 9시40분에서 19일 오후 4시 사이 A씨를 살해, 차량에 사체를 유기한 뒤 의왕시 자신의 집으로 귀가해 아내까지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차량 안에서도 A씨의 모자와 머리카락이 나왔다고 했다.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2~3년 전 A씨 지인의 소개로 만나 알게 됐으며 최근에는 보험설계 일을 함께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B씨와 그의 아내는 1남1녀를 슬하에 뒀으나 최근 들어 각방을 쓸 정도로 사이가 멀어져 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다. B씨 집에서는 B씨가 자녀들에게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와 흉기 등이 나왔다.
경찰은 A, B씨의 금융거래내역과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B씨의 범행에 제3의 조력자가 있었는지 등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사망한 만큼, 별다른 특이점이 나오지 않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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