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 실수로 50여곳 추가 확인
기준치 초과 94곳 모두 철거 방침
전북도교육청이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불량 우레탄을 사용한 학교운동장의 트랙 출입을 제때 통제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해 물의를 빚고 있다. 도교육청은 불량 우레탄 트랙으로 드러난 94곳 모두 철거할 계획이다.
2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일선 학교의 의뢰를 받아 우레탄 트랙의 유해성을 조사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이 연구결과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을 지난 7일 통보해왔다. 환경연구원은 도교육청에 “분석 과정에서 한 연구원의 실수가 있었던 점을 뒤늦게 발견했다”며 전면 재검사를 알려왔다.
이후 환경연구원이 84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성분을 재검사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가 63개교로 나타났다. 애초 6개교에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최종 결과가 통보된 시점은 지난 20일이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환경연구원이 재검사에 들어갔는데도 학생들의 우레탄 트랙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2주 동안 57개 학교의 학생들이 유해물질에 그대로 노출됐다.
이번 조사는 환경연구원을 포함한 3~4곳에서 맡아 진행하고 있으며, 도내 전체적으로는 139개 학교의 우레탄 트랙 가운데 94개교에서 납 성분이 KS 기준(90㎎/㎏)을 초과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학교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를 무려 100배 이상 초과해 검출됐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 42곳, 중학교 22곳, 고등학교 27곳, 특수학교 2곳 등이다.
납 성분의 중금속에 오래 노출되면 인지기능과 신경계에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는 전국 2,800여개 학교에 설치된 우레탄 트랙 전체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해 문제가 되는 곳은 철거하기로 한 상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위험이 예상되고 아이들의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재조사에 들어가는 즉시 출입 통제를 해야 했지만 미처 생각을 못 했다”며 “불량 우레탄 트랙을 연차적으로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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