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순천시 수상한 17억대 수의계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순천시 수상한 17억대 수의계약

입력
2016.06.22 14:55
0 0

2000만원 이상 경쟁입찰 무시

서류 조작해 특정업체 몰아줘

전남도 윗선 개입 여부 등 조사

전남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 전경./2016-06-22(한국일보)
전남 순천시 맑은물관리센터 전경./2016-06-22(한국일보)

전남 순천시가 침수 예방사업을 위해 17억원대의 자재를 일괄 구입하면서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만원을 넘는 관급공사는 경쟁입찰을 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서류까지 조작해 특정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순천시에 따르면 상하수도 업무를 담당하는 맑은물관리센터가 시내 침수 예방사업을 벌이면서 땅속으로 하수가 지나가도록 만든 콘크리트 사각 구조물인 ‘암거블럭’ 10종류를 전남 담양의 S업체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순천시는 조달청에 보낸 자재 구매 관련 입찰 의뢰서에서 ‘성능 인증’ 제품이 설계도에 반영됐다며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설계도에 ‘성능 인증’ 특정 제품이 명시돼 있으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순천시는 업체와 낙찰 예정가의 99.9%인 16억8,000만원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달 전에 같은 종류의 물품을 경쟁 입찰했을 당시의 낙찰가 90%보다 훨씬 비싼 금액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해당 물품을 모두 갖춘 업체가 한 곳뿐이어서 수의계약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에서도 순천시 의견을 바탕으로 설계도에 특정 제품이 반영됐다는 의뢰서에 따라 수의계약을 진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시의 입찰 의뢰서에 첨부된 구조물의 설계도는 ‘성능 인증’을 받은 특정 제품이 아니라 대부분의 업체가 조달할 수 있는 단체표준 제품으로 밝혀졌다. 전남 도내에만 비슷한 물품을 갖춘 업체가 여러 곳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조달청에 수의계약을 의뢰하는 과정에서 서류를 조작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거액의 특정업체 자재를 구매하려 한 과정에 대해 의혹이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관련 법령과 제품의 성능 인증 적격여부 심사 등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않고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며 “내부 감사를 실시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순천시는 해당 계약을 취소하고 경쟁 입찰 방식으로 자재를 구매하기 위해 재공고할 방침이다. 전남도는 순천시에 감사팀을 파견해 경쟁 입찰이 가능한데도 관련 서류를 꾸며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이유와 윗선 개입 등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