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반기 등급조정을 앞두고 선수들의 포인트 획득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주선보료' 위기에 처한 성적 하위권 선수들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상반기 등급조정을 앞둔 경정의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됐다.
요즘 미사리 경정장의 열기는 한 여름 뙤얕볕 보다 강렬하다. 등급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상위 등급으로 도약하려는 선수들과 하위 등급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는 이들의 치열한 경쟁이 수면을 뜨겁게 달구고 있기 때문이다.
경정에서는 선수들을 최상위 등급인 A1등급부터 차례로 A2등급, B1등급, 최하위 등급인 B2등급까지 4단계로 구분하다. 등급에 따라 출전수당과 상금수당에 차이가 난다. 등급조정은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해당 기간 성적을 반영해 이뤄진다.
올해 상반기 등급조정은 1회차부터 7월 13~14일 치러지는 24회차 경주까지 성적을 바탕으로 이뤄진다. 선수들의 운명이 결정될 시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특히 성적 하위권 선수들에게는 등급조정에 대한 압박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6개월 간 '주선보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주선'은 쉽게 말해 경주 출전 선수로 선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주선보류는 출전 선정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의미다. 결국 주선보류 대상이 되면 경주에 나설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주선보류를 3회 당하면 선수자격이 박탈된다. 다시 선수 자격을 획득해 경주에 나서기 위해서는 경정훈련원에서 약 1년간 훈련을 해야 한다. 당연히 이 기간 수입도 없다. 이러니 주선보류는 선수들에게 최악의 상황인 셈이다.
이 때문에 성적 하위권 선수들은 남은 기간 모든 기량을 짜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이러니 선수들의 집중력은 강해지고 이들의 경주 운영은 공격적이 되며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박진감 넘치는 경주는 보는 이를 더욱 흥분시킨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절실함이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점이다. 최근 주선보류 위기에 처한 선수들이 고배당을 터뜨리는 경주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18회차 수요일 7경주에서 인기순위 최하위였던 신동열이 최영재와 동반 입상하며 31.0배의 고배당을 터뜨리는 이변을 기록했다. 이어 2일 목요일 1경주에서는 정재용이 기습 휘감기로 시즌 첫 우승과 함께 74.1배의 고배당을 만들어냈다. 지난 8일 수요일 19회차 8경주에서는 인기순위 4위였던 김종희가 깜짝 우승으로 21.9배의 고배당을 기록했다
결국 앞으로 경주에서는 주선보류 위기에 처한 선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경정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상반기 등급조정 시 주선보류 대상은 1기부터 12기까지 성적(평균득점) 하위 10%인 12명이다. 여기에 평균 사고점 1.50이상, 평균 사고점 3반기 연속 0.80 초과, 연간 출발 위반 2회 이상을 범한 선수들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출전이 금지된다.
최근 플라잉(출발위반)을 범한 김대선의 주선보류가 확정적인 가운데 김선필, 강영길, 김종희, 김현덕, 신동열, 김영욱, 임인섭, 지용민, 임정택, 정훈민, 정재용, 박설희, 박준호, 이상문, 권일혁, 기광서, 정장훈이 주선보류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가운데 주선보류 탈출 커트라인에 걸려 있는 강영길과 현재까지 2회의 주선보류를 당한 임인섭, 김영욱, 정재용은 남은 경주에서 다소 무리수를 두더라도 점수 획득을 위해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경정 전문가들은 "등급 조정이 마감되는 7월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수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기간 선수의 기량보다는 심리적인 요인과 현재 처한 상황들로 인해 배당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출전 선수들의 평균 착순점과 사고점 등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효과적이다"고 조언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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