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김세연 "지역갈등 피한 차선"
김무성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
대구 윤재옥 "지역 민심 수렴 대응"
유승민 "정치적 갈등 빚어선 안돼"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제3의 안으로 일단 여권을 떠받치는 영남권이 두 쪽으로 쪼개지는 상황은 면하게 됐다. 신공항 부지가 경남 밀양이냐 부산 가덕도냐에 따라 정치권에선 정계개편 시나리오까지 나돌던 상황이었다. 신공항 이슈의 정치권 착륙은 간신히 피했지만 당분간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21일 새누리당 대구ㆍ경북(TK) 의원들과 부산 의원들은 국토교통부의 신공항 부지 선정 발표 1시간여 전부터 국회 의원회관에 따로 모여 초긴장 상태로 기다렸다. 여권은 이미 밀양을 지지하는 대구ㆍ경북ㆍ경남(TKK)과 가덕도를 바랐던 부산으로 갈린 형국이었다. 그러나 발표 결과 ‘김해공항 확장안’으로 결정되자, 양쪽 모두 허탈해했다. 양쪽은 자기 지역 유치에 실패한 데 강한 실망감을 내비쳤지만 일단은 수용 의사를 밝혔다.
부산시당위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정부 발표 뒤 간담회를 열어 “최선의 선택이라 믿은 가덕도 신공항이 아니라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나 아쉽지만 지역갈등의 극대화를 피할 차선택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때 유력하게 거론됐던 ‘밀양 유치’라는 최악의 경우는 피해 안도하는 기색도 엿보였다. 부산이 지역구인 김무성 전 대표는 “오래 전부터 김해공항 확장이 효율성 측면에서 최적이라고 주장해왔다”며 “결과가 나왔으니 더 이상 갈등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밀양 유치에 실패한 TK 의원들은 불만이 역력했지만 수위를 조절하는 분위기였다. TK는 박근혜 대통령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친박 핵심 의원들이 포진한 지역이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윤재옥 의원은 “대단히 실망스런 발표”라며 “정부의 용역 결과를 자세히 살펴본 뒤 지역 민심을 잘 수렴해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TK 의원이면서도 신공항 유치 논란에선 한발 물러나 있던 여권의 잠룡 유승민 의원은 이날도 “정치적 갈등을 빚지 않기 위해 그간 발언을 자제해왔다”며 “김해공항 확장안의 적절성에 대해선 좀더 검토를 해보겠다”고 말했다.
여권에선 발표 전까지 정부가 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고려해 신공항을 밀양에 건설하지 않겠느냐는 ‘TK 선물론’이 떠돌았다. 그 경우 부산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이 폭발하는 민심에 맞춰 탈당까지 불사하게 되리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부산이 현 정권에 완전히 등 돌려 ‘야도’가 되면서 여야의 중도지대 인사들이 손잡게 될 경우 정계개편까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더욱이 ‘원조 친박’인 서병수 부산시장이 가덕도 유치에 실패하면 시장직을 내놓겠다는 공언까지 한 터라 재ㆍ보선을 할 경우엔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텃밭이 분열되는 최악의 위기를 넘긴 새누리당은 이날 지상욱 대변인 명의의 공식 논평을 통해 결과 수용 입장을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정부가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대승적으로 우리는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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