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까지 몰렸던 강원 태백시가 재정 위기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태백시는 이달 중 부채 270억 원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예정대로 시가 빚을 갚으면 예산대비 부채비율은 32.04%에서 18%대로 낮아진다. 이를 통해 지난해 7월 정부로부터 지정된 재정위기 자치단체 꼬리표도 뗄 수 있다. 재정위기 주의등급에서 해제되려면 예산대비 채무비율이 25%이하여야 한다.
태백시는 지난 2014년 오투리조트의 농협 대출금 1,307억 원을 떠안아 예산(3,567억 원)대비 부채 비율이 36%대까지 치솟았다. 가용재원이 부족해 시 예산으로 노후다리를 보수하기에도 힘이 부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태백시가 지난 2006년 6월 20일 재정 파탄을 선언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유바리(夕張)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태백시는 재정 위기 탈출을 위해 알짜 자산을 매각하는 초강수를 뒀다. 옛 KBS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 137억 원을 마련했고, 눈물을 머금고 연간 10억 원 이상 수익을 내던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133억 원에 중부발전에 팔았다. 지난 2월에는 애물단지였던 오투리조트를 부영에 매각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당시 부영 관계자는 “오투리조트 인수 결정은 김연식 태백시장의 적극적이고 간절한 호소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여기에 오투리조트 매각에 따른 배당 248억 원을 더해 부채비율을 20%이하로 낮췄다. 이를 통해 태백시의 재정자립도가 34.2%로 올라 강원도 평균치 22.4%를 10% 포인트 이상 웃돌게 됐다.
부채비율이 낮아져 태백시가 계획했던 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시는 부채청산 이후 남는 예산을 동별 소규모 주민숙원사업(16억 원)과 도로개선(57억 원), 상수도 시설 개선(11억 원) 등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우선 투자키로 했다. 김 시장은 “앞으로도 재정건전성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효과적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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