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은 인하 혜택 두 달 연장
“올해 1월처럼 판매 절벽 맞을라”
다음달 할인 정책 놓고 고심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5%→3.5%)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됨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남은 기간 동안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 막바지 총공세를 벌이고 있다. 많은 국산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가 끝나더라도 당분간 몇몇 주력 모델의 경우 비슷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 판매량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마저 종료되면 자동차 판매량 급감이 불가피해 업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2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개소세 인하는 이달 30일까지 출고된 차량에게만 적용된다. 그전에 계약을 했더라도 차를 인도 받지 못하면 개소세 인하 혜택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번째 주자 ‘G80’를 이달 말까지 사전 계약하는 고객의 경우 다음달에 차를 받더라도 모델 별로 개소세 인하 수준인 90만~130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쏘나타 그랜저 투싼 산타페를 구매하는 선착순 1만명에게는 147만~205만원까지 특별 구매지원금을 얹어 주기로 했다. 그랜저를 구매해 이달 인도받는 고객의 경우 개소세 인하분 55만원에 205만원을 더해 최대 260만원 싸게 살 수 있다.
기아자동차도 ‘개소세 보상 프로그램’이란 이름으로 신형 K7과 쏘렌토를 이달 중 계약하는 고객에겐 출고가 지연되더라도 개소세 인하 혜택을 준다. K7과 쏘렌토는 주문이 밀려 출고까지 한달 정도 걸리는 기아차의 인기 모델이다.
한국지엠(GM)은 두 달을 더 연장해 오는 8월까지 쉐보레 신형 말리부를 출고받는 고객에게 개소세 인하 혜택을 자체적으로 제공한다.
이처럼 국산차 업체들이 출혈을 감수하며 주력 모델의 개소세 인하 혜택을 유지하는 것은 판매량 감소 충격을 덜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183만3,000여대로, 2014년에 비해 10.4%나 늘었다. 한시적 개소세 인하가 시행된 8월 27일부터 연말까지 약 4개월간 역대 최대인 50만대 이상이 팔려 나간 덕이다.
그러나 개소세 인하 혜택이 사라진 올해 1월 판매량은 지난해 1월에 비해 6.8%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가 재개된 2월부터 판매량은 살아났고 지난달에는 작년 5월 대비 18.3%나 늘어난 16만6,271대가 팔렸다. 올해 1~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5%나 늘었다.
하지만 개소세 인하 추가 연장은 없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 7월 판매량은 급격한 감소가예상된다. 폴크스바겐이 촉발시킨 ‘디젤 게이트’ 이후 판매 증가율이 한풀 꺾인 수입차보다 개소세 인하 시기에 판매량을 늘렸던 국산차들의 타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산차 업체들은 개소세 인하 수준의 추가 할인을 고민하고 있지만 이미 이런저런 명목의 할인에다 무이자 할부까지 동시에 제공하고 있어 여력을 내기 만만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 나올 신차를 제외하면 차를 사려 했던 사람들은 이미 개소세 인하 기간에 웬만큼 구매했을 것”이라며 “당장 다음달부터 적용할 할인 정책을 놓고 각 업체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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