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리블랜드 선수단의 우승 기념 촬영/사진=구단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 3주간 열린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2015-2016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 시리즈(7전4선승제)는 많은 화제를 뿌렸다. 1승3패로 궁지에 몰렸던 클리블랜드가 내리 3연승을 기록하며 4승3패 대역전 우승으로 마무리된 이번 시리즈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세 가지를 짚어봤다.
◇ 우승=경제 효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일(한국시간) "골든스테이트가 2연패할 경우엔 3억 달러(약 3,485억 원), 클리블랜드의 창단 첫 우승시엔 2억 달러(약 2,323억 원) 정도 구단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7차전 단일 경기의 가치를 5억 달러(5,808억 원)로 매긴 것이다. 클리블랜드는 이날 우승하기 전까지 미국에서 4대 메이저 종목 우승이 가장 오래 없는 도시로 유명했다. 1964년 클리블랜드 브라운스가 미국프로풋볼(NFL)에서 정상에 오른 후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클리블랜드는 인구 약 40만 밖에 되지 않는 철강 도시이자 농구 변방이기도 하다. 하지만 NBA 우승으로 클리블랜드 지역 상권은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덩크왕' 빈스 카터(39ㆍ멤피스 그리즐리스)가 활약하던 2000년대 초반 농구 변방이던 캐나다 토론토는 연고 구단 랩터스의 선전으로 상권이 살아난 바 있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도시였던 토론토에 농구 선수 유니폼가 불티나게 팔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 리스펙트와 감동
"30년 이상 세월 동안 챔피언결정전 현장을 취재하지 못해 얼마나 괴로웠느냐. 오늘 당신을 볼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 존경하고 감사하다."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르브론 제임스(32ㆍ클리블랜드)는 챔피언결정 6차전이 끝난 후 크레이그 세이거(65ㆍ미국)에게 존경을 표했다. 세이거는 1981년부터 터너 네트워크의 TNT 소속으로 34년간 NBA 현장을 누빈 원로 리포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는 2014년 급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지난 3월부턴 병세가 악화돼 의료진으로부터 6개월 시한부 판정까지 받았다. 세이거는 유명 리포터였지만, NBA 파이널 취재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다. TNT는 파이널 중계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중계권을 가진 ESPN과 ABC 방송사는 세이거를 배려했고, 결국 세이거는 투병 중 꿈에 그리던 챔피언결정전 현장을 밟을 수 있었다. 클리블랜드 홈구장 퀴큰 론즈 아레나에서 장내 아나운서에 의해 소개된 세이거에게 관중은 열렬한 기립 박수를 보냈다. 미국 특유의 예우 문화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 기록과 스토리텔링
미국은 양적 통계의 나라이며 데이터 산업이 가장 번창한 나라다. 이번 시리즈 기간 중 미국 스포츠 언론들의 기록 나열은 대단했다. 경기 중은 물론이고 전후 나오는 기사에서도 선수들에 대한 기록과 역사가 쏟아져 나왔다. 한국은 기록을 '5' 단위로 끊은 경우가 많지만, 미국은 '1'과 '소수점'에도 민감하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3경기 연속 '25+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며 의미를 부여하지만, 미국에선 3경기 연속 '28+득점 7+리바운드' 사례도 조명한다. 제임스는 득점(29.7점)과 리바운드(11.3개), 어시스트(8.9개), 블록(2.3개), 스틸(2.6개) 총 5개의 시리즈 평균 기록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타이론 루(39) 클리블랜드 감독은 NBA 역사상 최연소 우승팀 감독 4위에 올랐다. 기록은 곧 스토리가 됐고 이는 팬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NBA가 비인기 종목인 한국에서 조차 이번 시리즈는 큰 관심을 끌었다. 포털 네이버의 7차전 중계 동시접속자수는 한때 25만 명에 이르렀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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