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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부동산, 기초가 허약한게 문제

입력
2016.06.2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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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채준]

부동산 시장의 이상열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최근 서울 개포동 재건축의 평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기면서 부동산 시장은 다시 활황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시장이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점차 힘을 얻기 시작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강남구의 평당 매매가가 2011년 이후 5년 만에 평균 3,000만원을 돌파했다. 또 매매가는 6월 둘째 주에 비해 0.14% 상승했다. 그런데 재건축은 0.45% 올랐으나 일반 아파트는 0.09% 상승에 그쳤고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은 0.03%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재건축이 부동산 가격 상승 랠리를 견인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자료를 보면 5월 전국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2015년 5월과 비교해 최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2124건, 올해 2033건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지표에서 보이듯 부동산 열기는 강남의 일부에 국한 된 이야기일 뿐 대세를 움직이는 요소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최근 열기를 '국지적이며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건축, 저금리가 견인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이 뜨거워 진 것은 강남 재건축의 역할이 컸다. 올해 부동상 산승의 도화선은 개포 주공 2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다. 지난 2월 3.3㎡당 분양가를 평균 3,760만원, 최고 4.495만원으로 책정해 고분양 논쟁이 있었으나 정작 청약 경쟁률은 33.6대 1로 높았다. 이후 강남 재건축 아파트 수요가 급증했고 가격이 크게 뛰었다. 저금리도 한 몫 했다. 올 초 LTV-DTI 규제 강화로 대출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여신이 강화되지는 않았다. 또 금리도 꾸준히 낮아 부동산에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남 재건축 의 상승세도 민 낯을 들춰보면 내용이 좋은 것은 아니다. 레미안 블레스티지이 경우 총 1,957가구중 317가구(특별분양 제외)만 일반 분양이었다. 1500세대 이상이 원주민에게 돌아갔다는 점이다. 블레스티지가 기초 체력이 튼튼해서가 아니라 올해 첫 강남권 재건축 분양이라는 프리미엄과 희소성의 원칙이 작용해 고분양가임에도 100% 분양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최근 부동산 열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부동산 흐름은 단기적인 현상이고 테마시장이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흐름이 한 순간 끊길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부동산 관계자B는 "지금은 위험하다. 한번 꺼지기 시작하면 1억은 순식간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 했다.

▲하반기 위험할 수도

불안한 상승세를 보이는 부동산이 하반기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분양권 다운계약서 작성, 불법전매 등에 대한 실태점검과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논란에 관해 모니터링을 강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민간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폐지와 전매제한 완화로 투기세력에 의한 분양권 불법전매가 성행하자 분양권 거래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가 불법 청약과 분양권 거래에 대한 실태점검에 착수하면서 일부 서울·수도권 인기 단지의 분양권 중계가 주춤하고 있다. 위례신도시·하남 미사강변도시·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 등은 단속에 걸려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특히 위례신도시는 단속이 나올 것이라는 소문에 거래가 뚝 끊겼다. 분양권 웃돈만 1억∼2억원 가까이 붙자 매수·매도자간의 다운계약서 작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몇몇 중개업소는 폐업을 한 곳도 있을 정도다. 개포지구의 상승세도 단번에 제동이 걸렸다. 개포 주공1단지의 경우 매수문의가 급감했는데 모니터링 발표 전후로 2,000만원 정도 호가가 떨어졌다. 개포동 부동산 업자 C는 "정부의 모니터링 의지가 알려지면 거래도 안되고 주춤한 상태인데 정부가 재건축에 대해 과거와 같은 규제를 할까 봐 불안해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부동산 업자 D는 "장기적으로 보면 자기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으로 보면 개포동을 서울의 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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