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로마 역사상 최초의 여성시장 탄생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M5S) 후보로 로마 시장에 출마한 비르지니아 라지(37) 후보는 이날 오후 11시 주요 도시의 수장을 결정하는 지방선거의 출구조사에서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를 예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영방송 RAI뉴스의 결선투표 출구조사에 따르면 라지 후보는 64~68%의 득표율을 보여 32~36%를 얻은 집권 민주당 로베르토 자케티 후보를 2배의 차이로 압도했다.
변호사 출신의 라지 후보는 지난 2월 로마 시장 후보로 선출됐을 때만 해도 정치 신인이었다.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아들을 지금처럼 엉망인 로마에서 살게 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11년 오성운동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2013년부터 로마 시의원으로 일하며 교육과 환경 문제에 관심으로 보여 왔다. 로마 시민들은 마피아 범죄 조직과 연계된 로마 시청의 부패 의혹 등을 보며 기성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새로운 인물인 라지에게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토리노에서도 오성운동 진영의 여성 후보 키아라 아펜디노가 현직 시장 피에로 파시노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밀라노 시장선거 출구 조사에서는 집권 민주당의 주세페 살라 전 밀라노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중도우파 성향의 스테파노 파리시 후보를 근소하게 제친 것으로 집계됐다.
오성운동은 신랄한 정치 풍자로 인기를 끈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깨끗한 정치’를 기치로 기성 전당 체제를 비판하며 2009년 창설한 신생 정당이다. 오성은 교통, 인터넷, 환경 등 5가지 이슈를 주요 관심사로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에서 기세를 올린 오성운동은 예상보다 빨리 기성 정당 체계를 깨고 대체 세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정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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