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3년 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자체 사옥 건립, 그로부터 4년 뒤 추정 기업가치 225억달러(약 26조3,250억원) 돌파, 직장평가사이트 글래스도어 선정 2015년 ‘최고의 직장’ 1위. 숙박 공유 애플리케이션(앱)을 운영하는 에어비앤비의 화려한 행보다. 국내 숙박 앱 시장에서 순 이용자 수 1위인 여기어때를 비롯 수 많은 숙박 앱 스타트업들에게 에어비앤비는 선망의 대상이다. 에어비앤비의 성공비결은 뭘까.
에어비앤비는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에서 출발했다. 비싼 월세를 고민하던 브라이언 체스키와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등 룸메이트 3명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산업디자인 콘퍼런스 참가자들에게 요금을 받고 거실을 빌려준 게 시작이었다. 집주인이 에어베드와 아침식사(Air-bed and breakfast)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이름도 에어비앤비로 지었다.
같은 해 버락 오바마가 출마한 미국 대선 경선 당시 콜로라도주 덴버로 8만명이 몰려들면서 에어비앤비는 독특한 서비스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선뜻 투자에 나서는 곳은 없어 공동 창업자들은 1년간 경제적 어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돌파구는 현장에서 마련됐다. 공동 창업자 세계적인 관광지 뉴욕으로 건너가 에어비앤비 사용자와 집주인 40여명을 만나 청취했고 이를 토대로 서비스를 개선했다. 이후 주말에 자신의 집을 빌려주고 1,000달러(117만원)를 벌었다는 이야기가 번지자 사람들이 방을 내놓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던 여행객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에어비앤비에 방을 등록하면서 시장은 전 세계로 확대됐다. 첫 번째 성공비결 ‘고객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라’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비결은 ‘고객들의 신뢰를 얻어라’다. 믿을 수 있는 사용후기가 대표적인 신뢰 확보방법이었다. 실제 사용자와 집주인이 온라인으로 후기를 올리는데, 에어비앤비는 아이디와 프로필을 검증해 정보의 신뢰성을 높였다. 지급결제시스템은 철저한 보안 장치를 갖췄고, 사용 중 문제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24시간 상담 시스템도 도입했다.
세 번째는 ‘사용 편의성’이다. 스마트폰 하나로 묵을 방의 정보를 충분히 얻고, 예약과 결제까지 한 번에 마칠 수 있게 해 고객들이 다른 앱으로 눈길을 돌릴 기회조차 안 줬다. 아시아 지역에서 에어비앤비의 스마트폰 예약 비율은 75%에 달한다. 미국도 20% 선에서 지속 증가하고 있다.
마지막은 ‘포기하지 않는 의지’다. 공동 창업자들이 미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육성기관 와이콤비네이터 투자자를 만날 때 창업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팔던 시리얼 박스를 보여주자 투자자가 “꼭 창업하려는 끈질긴 의지를 봤다”며 투자를 결정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강연에서 “에어비앤비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순간이 있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은 것이 성공의 주춧돌이 됐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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