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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반격… 세르비아 첫 방문지는 美 오폭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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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반격… 세르비아 첫 방문지는 美 오폭 현장

입력
2016.06.1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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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신화망
세르비아를 국빈방문한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18일(현지시간)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신화망

17년 전 駐유고 중국대사관 터

오바마 日ㆍ베트남 방문 반발 성격

남중국해 영유권 성명까지 이끌어

美는 필리핀 인근서 대규모 훈련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세르비아 국빈방문 첫 방문지로 17년 전 미국의 중국대사관 오폭사고 현장을 선택했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이은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현장 방문으로 자국에 대한 포위ㆍ압박을 강화하자 동유럽 우군 확보와 동시에 미국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중국 외교부와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는 17일(현지시간) 오후 세르비아에 도착한 뒤 1999년 5월 7일 미국의 오폭으로 중국인 등 수십명이 사상한 당시 유고슬라비아의 중국대사관 터를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 국가주석으로는 32년만인 시 주석의 세르비아 국빈방문 첫날 오폭 현장 추모행사에는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각료들이 모두 참석했다.

그림 11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번째)이 17년 전 미군의 오폭 사고가 발생한 옛 중국대사관 터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베오그라드=신화 연합뉴스
그림 117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두번째)이 17년 전 미군의 오폭 사고가 발생한 옛 중국대사관 터를 방문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베오그라드=신화 연합뉴스

당시 코소보 전쟁의 세르비아 공습에 참가한 미국 공군의 오폭으로 중국대사관에서 신화통신 기자 등 3명이 숨지고 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국은 미국이 유엔 결의도 없이 공습에 나서 의도적으로 중국대사관을 공격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베오그라드 시정부는 2009년 5월 7일 중국인 희생자를 추모하고 세르비아에 대한 중국의 지지에 감사한다는 표시로 이전 대사관 부지에 기념비를 만들었다.

시 주석이 세르비아 방문 첫 일정으로 미국의 오폭 사고 현장을 찾은 것은 미국을 향한 공개적인 메시지로 풀이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친중국 성향의 베트남을 방문(5월23일)해 군사ㆍ안보협력을 강화한 데 이어 일본에선 정치적 논란을 감수한 채 히로시마 원폭 투하 현장까지 찾아(5월27일) 미일 군사동맹의 정점을 찍은 데 대한 반발 성격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시 주석은 오폭 사고 현장 방문 이튿날 니콜리치 세르비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은 평화를 사랑하며 패권국을 두려워하지 않는 국가”라며 사실상 미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시 주석과 니콜리치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중국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유럽의 관문 격인 세르비아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건설을 위한 협력을 강화키로 하는 한편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동성명을 끌어내며 세르비아를 우군으로 확보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에 근거해 직접 당사국의 협상과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은 양국 정상간 공동성명이 나오던 즈음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동맹국 필리핀 인근해역에서의 군사훈련을 위해 140여대의 항공전력을 실은 항공모함 2대를 파견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필리핀이 제기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상설중재재판소(PCA)의 결과가 수주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이뤄진 중국을 향한 경고의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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