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실시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문제 유출 당사자로 지목된 현직 고교 국어교사와 학원강사가 수천만원의 금전거래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모의평가 국어문제를 유출한 고교 교사 박모(51)씨와 유명 학원강사 이모(48)씨 사이에 6,000만원 상당의 금전거래를 입증하는 세금계산서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 7월부터 5개월 동안 박씨에게 6,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주고 받은 돈이 문제 유출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씨가 박씨에게 문제당 10만원씩 건넨 돈을 박씨가 출제에 참여한 교사들에게 전달했다는 참고인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제 유출 정황이 조금씩 사실로 드러나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9월 모의평가를 앞두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평가원은 이날 대책 회의에서 각각 21일, 15일씩 진행되는 출제위원과 검토위원의 합숙기간을 연장하고, 보안 각서 문구를 강화하는 등의 보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가원 관계자는 “수능 모의평가에서 실제 수능처럼 시험 당일까지 출제위원들을 합숙시키는 것은 예산과 인력 문제가 있어 쉽지 않으나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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