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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Mealtimes 1 (식사 시간의 변화)

입력
2016.06.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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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이민자들은 1776년 이전 미국 땅에 도착했는데 당시만 해도 dinner는 정오에서 두 시 사이에 먹었고, supper는 일몰 시간에 먹었다. Lunch가 낯설던 때였고, 정식 식사도 아니었으며, lunch는 미국 이주 후 70년이나 지나서 정착되었다. 1800-1900년대 캐나다에 이주해 온 영국인들은 미국에서보다 더 ‘영국적’인 문화를 이어왔는데 지금도 영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지역에서는 영국식 문화가 상당히 유지되고 있다.

반면 미국에 온 이민자들은 옛날식 식사 패턴을 오래 유지했다. 농장에서 늦게까지 일했고, 도시로 이주하지도 않았으며, 영국에서처럼 산업혁명을 따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Boston 지역의 상류층은 1800년대까지만 해도 breakfast를 오전 9시에 먹고, dinner는 오후 2시에, supper는 저녁 8시에 먹은 데 반해 당시 London 시민들은 오후 2시의 dinner는 손님과 먹는 제대로 된 멋진 식사였다. 영국의 supper는 좀더 가볍고 소박하게 가족이나 친한 사람들끼리 먹던 것이었다.

Lunch가 정식 식사가 된 것은 오직 미국에서 생긴 것이고 1900년대의 일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에 나온 에티켓 책을 보면, luncheon은 여자들끼리 만나서 먹는 식사로 나오고, 여름철 토요일이나 일요일에는 남자도 이러한 점심을 들었다고 한다. 이 당시만 해도 supper는 고기와 감자를 다져 만든 hash, 냉육인 cold meat만 제공되었기 때문에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친구들 이외의 사람들에게 제공하기 어려운 식사였다. 따끈하고 복잡한 과정의 식사는 dinner시간에 제공되었다. 당시의 추세는 luncheon은 낮 시간의 샛밥이나 저녁 시간의 야식처럼 비공식 식사였고, supper는 저녁시간의 소박하고 가벼운 식사였으며, dinner야말로 대낮이든 저녁때든 공식적인 식사라는 점이 중요했다.

그러다가 점점 오늘날 형태의 식사 형태가 정착되었는데 lunch는 정식이든 가벼운 식사든 상관없이 midday 시간에 먹는 식사가 되었고, dinner 역시 공식 비공식을 막론하고 evening 시간에 먹는 것이 된 것이다. Supper는 일종의 option 방식의 식사로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으로 먹어도 되고 안 먹어도 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Dinner는 noon부터 midnight 사이에 아무 때나 먹는 식사가 되었다. 요즘에는 supper라는 이름도 생소하고 먹어보지도 못한 사람도 많다. 수백 년 이어온 식사 시간과 패턴이 불과 수십 년 사이에 획기적으로 바뀐 것이다. 돌이켜 보면 소위 상류층(upper class)에서는 중세기 때부터 융통성 있게 식사시간을 조절해 가며 먹었다. 보통 사람들은 이제야 과거 상류층의 식사 패턴을 함께 맞춰 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직도 ‘What time is dinner?’ 같은 질문이 나오고, 오후 2시에 식사 대접을 받은 손님이 ‘Thank you for a wonderful dinner’라고 말하면 ‘어, lunch를 대접했는데 웬 dinner?’ 하는 의아심이 생기게 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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