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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격호 셋째부인’에 일감 몰아주기는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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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격호 셋째부인’에 일감 몰아주기는 현재진행형

입력
2016.06.1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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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57ㆍ사진)씨가 실소유주로 있는 회사에 여전히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서씨는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61) 롯데그룹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의 하나라는 의혹을 받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롯데는 2007년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인 시네마통상과 서씨가 사실상 소유주인 유원실업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가 문제가 되자 이들 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했지만 다른 계열사에선 지금도 이런 관행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의 현금창출원으로 알려진 롯데백화점 주요 점포 식당가에서는 지금도 서씨가 사실상 소유주인 유기개발에서 운영하는 식당 7개가 성업 중이다. 유원정(냉면전문점), 마가레트(커피전문점), 향리(우동전문점), 유경(비빔밥전문점) 등 유기개발에서 운영하는 식당들이 영업 중인 점포는 소공동 본점과 영등포점, 잠실점, 부산 본점 등이다.

유원정은 소공동 본점과 영등포점, 잠실점, 부산 본점에서, 마가레트는 소공동 본점에서, 향리는 부산 본점에서, 유경은 잠실점에서 각각 영업 중이다. 국내 유통업계의 절대 강자인 롯데백화점 식당가는 끊임없이 현금이 흘러 들어오는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오너 일가와의 특수관계가 아니면 입점할 수 없다는 얘기가 흘러 다닌다. 유한회사인 유기개발은 1981년 8월 설립될 당시에는 서씨의 친오빠인 서진석(59) 씨가 대표이사였으나 지난해 9월부터는 친인척으로 추정되는 황철선(56) 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서씨 본인과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에서 낳은 외동딸 유미(33) 씨는 이 회사의 이사로 등재돼 있으나 사실상의 소유주는 서미경씨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유기개발은 주로 롯데백화점 식당가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요식업 전문기업이지만 법인 등기부등본상으로는 ▦부동산 임대 매매 및 분양업 ▦실내장식업 ▦슈퍼마켓 운영 및 관리업 ▦유가증권 매매, 투자, 컨설팅업 ▦관광, 레저, 스포츠업 ▦의류도, 소매업 ▦외식업 등을 한다고 소개돼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125억원, 순이익은 약 11억원이었다.

이 회사가 이미 10년 이상 롯데백화점에서 식당 영업을 해온 점을 감안할 때 롯데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서씨에게 안겨준 금전적 이익은 100억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개발이 강남구 삼성동에 보유한 유기타워는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의 건물로, 신동빈 회장이 지난 2월 설립한 창업 투자사 롯데액셀러레이터가 입주해 있어 오너 일가끼리의 부적절한 거래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유기개발이 운영하는 식당들이 롯데백화점에 어느 정도의 임대수수료를 내는지는 베일에 가려있으나 신 총괄회장이 셋째 부인의 윤택한 생계를 위해 마련해준 사업이니만큼 통상적 수준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검찰은 롯데가 서씨 소유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 등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시네마가 시네마통상과 유원실업에 일감을 몰아주던 관행은 지난해 2월까지 완전히 해소됐으나 아직 일부 계열사와 유기개발과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것 같다”며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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