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282조원대 시장 성장 전망
삼성페이ㆍ보안솔루션 등 경쟁력 기대
삼성전자가 폭증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16일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조이언트’를 전격 인수했다. 클라우드란 각종 데이터를 모아놓는 가상의 저장 공간으로, 언제 어떤 기기로든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조이언트 인수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2014년 삼성전자가 사물인터넷(IoT) 업체 스마트싱스를 인수할 때 썼던 2억5,000만달러(약 2,929억원)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설립된 조이언트는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선두 기업들에 이어 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서버 등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기반 시설 운영과 데이터를 빠르고 손실 없이 주고 받는 최적화 기술에 강점을 가진 업체다. 최근 MS가 약 31조원에 인수해 화제를 모은 구인ㆍ구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트인과 트위터 등 미국의 경제지 ‘포춘’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조이언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이언트는 삼성전자 미국 법인 산하 독립법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클라우드 수요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0년 2,400억달러(약 28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데이터의 45% 이상이 클라우드에서 생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클라우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아마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조이언트 인수로 안정적인 데이터 저장 능력을 갖추고, 앞으로 발생할 막대한 비용 부담까지 덜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이언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 보안 솔루션 삼성 녹스 등 기존 서비스를 강화하고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기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필요한 기술이나 서비스를 자체 개발해 확보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는 그 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소프트웨어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스마트싱스,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 루프페이(2015년) 등을 잇따라 사들인 바 있다. 뒷면에 검은 띠를 두른 기존 신용카드용 결제 기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루프페이의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은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삼성페이의 핵심 기술이 됐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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