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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시인의 운명, 놀림받는 멋진 새 알바트로스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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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원 “시인의 운명, 놀림받는 멋진 새 알바트로스 닮아”

입력
2016.06.16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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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7회 팔봉비평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이혜원 고려대 교수가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7회 팔봉비평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이혜원 고려대 교수가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으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제27회 팔봉비평문학상 수상자인 문학평론가 이혜원(50) 고려대 미디어문예창작학과 교수 시상식이 16일 오후 4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 상은 한국 근대 비평의 개척자인 팔봉(八峰) 김기진(金基鎭ㆍ1903~1985) 선생의 유지를 기려 유족이 출연한 기금으로 한국일보가 제정했다.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은 수상자에게 상금 1,000만원과 상패를 수여했다.

심사위원장인 문학평론가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작 ‘지상의 천사’에 대해 “비평의 문체와 지향점이 모두가 수긍할 만하다”며 “문학이 늘 모범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팔봉비평상 수상자들이 형성한 넓은 스펙트럼을 볼 때 그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사람으로선 겸손하게, 작품으로선 패기 있게 도전하는 비평가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축사는 이 교수의 대학원 시절 스승이었던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가 했다. 그는 “축사는 학창시절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추며 하는 법인데 이씨는 그런 것조차 없을 정도로 반듯한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시인과 소설가들이 자신의 영혼을 수천 번 담금질해 만든 작품을 비평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엄정하고 무서운 일”이라며 “죽음을 각오하고 책상 앞에 앉는 진짜 예술가들을 찾아내 한국문학사의 중심에 세우겠다는 배짱을 가지고 정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상 소감을 위해 단상에 오른 이씨는 “비평을 시작한지 올해로 25년째”라며 “쉬지 않고 꾸준히 써온 것을 격려하는 의미에서 상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수상작의 제목인 ‘지상의 천사’에 대해 “보들레르의 시 ‘알바트로스’의 내용에서 착안한 것”이라며 “천상에서는 가장 멋진 새 알바트로스가 뱃사람들에게 붙잡혀 좁은 배에서 놀림 당하는 것을 보며 시인들의 운명이 이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보다 원대한 꿈을 꾸며 아름답고 신선한 언어를 사용하는 시인들을 알아봐주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난 25년을 보냈다”며 “더 진지한 자세로 끊임없이 고민하며 비평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시상식에는 팔봉의 3남 김용한씨 등 유족과 문학평론가 오생근 김인환 홍정선 정과리 이광호씨, 시인 김명인씨, 최정례씨, 이영광씨 등이 참석했다.

16일 팔봉비평상 시상식 후 한 자리에 선 수상자와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정과리 연세대 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수상자인 이혜원 고려대 교수,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 김인환 우송대 석좌교수.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16일 팔봉비평상 시상식 후 한 자리에 선 수상자와 심사위원들. 왼쪽부터 정과리 연세대 교수, 홍정선 인하대 교수,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수상자인 이혜원 고려대 교수, 이준희 한국일보 사장, 김주연 숙명여대 석좌교수, 오탁번 고려대 명예교수, 김인환 우송대 석좌교수. 고영권 기자 youngkoh@hankookilbo.com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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