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첼시 리 파문' 하나은행-연맹도 책임 못 피한다
알림

'첼시 리 파문' 하나은행-연맹도 책임 못 피한다

입력
2016.06.16 13:18
0 0

첼시 리(27)의 전례 없는 혈통 사기로 사면초가에 빠진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낭트에서 열리고 있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선 여자농구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지에 체류 중이던 신선우(60) WKBL 총재는 급거 귀국길에 올라 17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대로 연맹에서 재정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중요한 건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가려 재발 방지를 막는 일이다. 사기극을 펼친 첼시 리와 에이전트에게 당연히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러나 부천 KEB하나은행이 첼시 리 영입을 검토할 당시 일부 구단은 그의 신분과 조부모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의심을 품었다. 그래서 첼시 리를 영입하려고 했던 다른 구단은 그가 한국계라는 사실을 증명할 서류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뺐지만 하나은행은 영입을 강행했다.

그러고는 신용을 생명으로 하는 은행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KEB하나은행 농구단은 이 사건이 최종적으로 문서 위조로 판명된다면 장승철 구단주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상황이다.

아울러 현장 관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게 농구인들의 지적이다. 선수와 계약은 구단이 하는 것이지만 선수 선발의 권한은 그들을 기용할 감독에게 있다. 한 농구인은 "특별한 사유가 아니고서야 감독이 선수를 뽑자고 하는데 외면할 구단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가뜩이나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성적을 위해 올인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WKBL도 자유로울 수 없다. 신선우 총재는 "연맹이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분명히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여자프로농구를 관할하는 기관으로서 부실 검증과 관리 감독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낸 것만으로 WKBL의 공신력은 이미 땅에 떨어졌다.

첼시 리와 하나은행에 대한 징계도 이어질 전망이다. WKBL 관계자는 "해외 부정선수 사례 등을 검토한 뒤 재정위원회 등을 통해 제재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선 예상할 수 있는 제재는 첼시 리의 영구 제명과 함께 그가 받은 개인상 박탈이다. 첼시 리는 지난 시즌 신인상을 비롯해 득점과 리바운드, 2점 야투, 공헌도, 베스트 5 등 개인상 부문에서 6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자격이 없으면서도 국내 선수로 뛴 사실이 밝혀진 만큼 첼시 리가 받았던 상은 취소되거나 기록에서 삭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향후 외국인 선수 자격으로도 국내 무대에 발을 들여 놓지 못할 것도 당연하다.

팀 순위 역시 KEB하나은행의 준우승 성적을 백지화하고 다른 구단들의 순위를 한 계단씩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하나은행에 패한 국민은행이 시즌 준우승팀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전 경기 몰수패 처리 또는 하나은행 경기 개인 기록 삭제 등의 조치와 구단에 대한 제재금도 예상할 수 있는 징계 내용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