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넥센 감독/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넥센 타선은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까지 홈런의 팀이었지만, 올해는 발 야구의 팀이 됐다. 확 바뀐 타선을 이끄는 수장의 느낌은 어떨까.
올해로 4년째 넥센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염경엽 감독도 올 시즌 넥센의 타선은 다소 어색하다. 넥센은 2013년 팀 홈런 125개, 2014년 199개, 2015년 203개로 3년 연속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주포였던 박병호(30·미네소타)와 강정호(29·피츠버그), 유한준(35·kt) 등이 줄줄이 빠져나가면서 홈런 수도 급감했다. 올 시즌 넥센은 61경기를 치르는 동안 49개의 홈런에 그쳤다. 이 부문 꼴찌다.
염경엽 감독은 "3년간 적응된 게 있으니 경기를 하면서 답답할 때가 있다. 타격의 흐름이 막혀 있을 때 한 번씩 큰 게 나와 뚫어줬는데 그게 안 된다"며 "여기에 적응해야 하는데 쉽지는 않다"며 입맛을 다셨다. 쉬어 갈 수 없는 타선으로 상대를 압박하던 힘도 사라졌다.
단점이 있다면 장점도 있는 법이다. 넥센은 올 시즌 홈런의 힘 없이도 3위에 머물며 또 다른 힘을 발휘하고 있다. 겨우내 더 집중적으로 준비한 발야구다. 넥센은 지난해 팀 도루 100개로 8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54도루로 공동 1위에 올라있다. 안타 하나에 두 베이스를 가는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로 득점 확률도 높이고 있다. 줄어든 홈런 수를 만회하는 방법이다. 득점권 타율도 0.311로 2위다.
넥센 야구의 완벽한 변신이다.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치는 걸로만 점수를 낼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가 포스트시즌에만 가면 점수르 많이 못 냈다"고 설명했다. 강타자들이 즐비한 넥센이지만, 상대 에이스 투수들이 줄줄이 나오는 포스트시즌에서는 계속해서 홈런을 쏘아 올리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타선이 전체적으로 슬럼프에 빠졌을 때 이를 벗어날 방법을 찾기도 힘들다. 염 감독은 "타격 밸런스가 떨어지면 벤치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다들 4번 타자 스타일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것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빠른 주자가 많아진 지금은 오히려 다양하고 세밀한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 서건창과 고종욱, 김하성, 박정음 등 도루 능력을 가진 타자들이 타선에 줄줄이 포진돼 있다. 염 감독은 "지금은 의외로 재미있다.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해보고, 그 속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며 웃음 지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