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에서 매출 규모는 롯데쇼핑이, 영업이익 규모는 롯데케미칼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외형은 롯데쇼핑이 크지만, 이익을 많이 내는 '알짜배기'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인 셈이다. 롯데케미칼은 롯데그룹의 주요 비자금 창구라는 의혹을 받아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고 있다.
16일 한국2만기업연구소에 따르면 재계 순위 5위 롯데그룹의 지난해 기준 국내 계열사 수는 91곳으로 파악됐다. 이들 계열사의 총 매출은 68조2,83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66조7,237억원)보다 2.3% 증가했다. 이는 2014~2015년 각 계열사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다.
롯데그룹 매출 규모는 국내 조선업종 100개사 매출 합계(64조1,650억원)보다도 컸다. 지난해 롯데그룹 영업이익은 25.8% 증가했다. 2014년 3조2,099억원에서 2015년 4조386억원으로 8,287억원 늘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1년 사이 2.08% 줄었다. 2014년 1조7,306억원에서 2015년 1조6,955억원으로 줄었다. 덩치는 성장했지만, 내실은 그다지 나아지지 못했다.
매출 1조 클럽에 든 롯데그룹 계열사는 15곳이다. 롯데쇼핑이 16조1,773억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의 23.7%를 차지했다. 그룹 매출의 약 4분의 1이다. 두 번째는 롯데케미칼로 8조4천7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룹내 매출비중은 12.4%였다. 이어 호텔롯데(4조3,285억원, 6.3%), 롯데건설(4조1,281억원, 6.0%), 롯데하이마트(3조8,961억원, 5.7%), 코리아세븐(3조799억원, 4.5%), 롯데로지스틱스(2조8,453억원, 4.2%), 롯데칠성음료(2조1,948억원, 3.2%), 롯데제과(1조7,751억원, 2.6%) 순이다.
매출 외형과 달리 내실에서는 롯데케미칼이 롯데쇼핑보다 훨씬 나았다. 매출 1위 롯데쇼핑은 작년 영업이익이 7,147억원으로 2014년(9,934억원)보다 28% 감소했다. 그룹내 비중은 17.7%였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하향세다. 매출 2위 롯데케미칼의 영업이익은 2014년 3,743억원에서 2015년 1조3,357억원으로 356.8%나 증가했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3분의 1인 33.1%를 점했다. 영업이익 3위는 호텔롯데(3,235억원, 8.0%), 4~6위는 롯데카드(1,747억원, 4.3%), 롯데하이마트(1,601억원, 4.0%), 롯데건설(1,595억원, 4.0%) 순이다.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 중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기업도 37곳(40.7%)이나 됐다. 롯데쇼핑의 당기순손실 규모가 3,044억원이나 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703억원(51.4%)을 기록했다.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롯데케미칼이 점했다. 지난해 롯데그룹 계열사 중 9곳은 자본잠식 상태였고 부채비율 400%를 넘는 고위험 기업군도 15곳이나 됐다. 롯데그룹 직원 수는 지난해 9만6,609명으로 전년(9만6,442명)보다 약간 증가했다. 이 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초점은 당기순손실을 본 롯데쇼핑보다는 큰 이익을 낸 롯데케미칼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검찰 수사의 영향 등으로 올해 롯데그룹 당기순이익 규모는 1조원을 달성하지 못하고 직원 수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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