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정(29)이 간판 타자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최정은 15일 대구 삼성전에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모처럼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안타 3개는 1회 3루타, 4회 단타, 7회 2루타로 만들었다. 홈런을 쳤다면 데뷔 첫 사이클링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2루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돼 실패했다. SK는 장단 15안타를 몰아쳐 13-3 대승을 거뒀다.
이날 최정은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2007년 팀의 중심 타자로 성장한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110경기 이상 출전, 3할 타율 20홈런을 쳤다. 2014시즌을 마친 뒤에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당시 야수 역대 최고액(4년 8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러나 이듬해 몸 관리 실패로 줄부상에 시달렸고, 81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 부활을 다짐했지만 성적은 여전히 신통치 않았다. 14일까지 6월 타율은 0.116(43타수 5안타)에 그쳤다. 특히 득점권 타율은 0.065(46타수 3안타)로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꼴찌였다. 붙박이 3번을 치던 타순은 14일 삼성전부터 7번까지 내려갔다. 최정이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건 2011년 8월3일 인천 LG전 이후 1,777일 만이다.
마음고생이 컸던 최정은 그 동안 구겼던 자존심을 15일 제대로 폈다. 팀이 2-0으로 앞선 1회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쳤다. 삼성 우익수 배영섭이 다이빙 캐치로 잡을 수 있었지만 이를 놓쳤다. 행운의 안타였다. 이로써 최정은 개인 통산 2,000루타를 달성했다. 역대 42번째이자 SK 선수로는 박재홍, 박경완, 김재현(이상 은퇴), 이호준(NC)에 이어 5번째다.
최정은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골랐고,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중전 안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팀이 10-3으로 크게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사이클링히트까지 홈런 1개 만을 남겨 놓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힘이 가득 들어간 나머지 2루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최정과 동반 슬럼프에 빠졌던 이재원(28)도 멀티 홈런으로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던 NC-LG(잠실), 한화-kt(수원) 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이 경기는 추후 재편성된다.
?대구=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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