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 관광활성화의 한 축이 될 안동문화관광단지 조성사업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단지의 핵심시설 중 하나인 상가단지가 첫 삽도 뜨지 못하는 것은 경북관광공사의 사후 관리 소홀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북관광공사는 경북 북부권 유교문화자원 등을 활용한 관광상업 활성화를 위해 안동시 성곡동 안동댐 부근 165만5,000여㎡ 부지에 안동문화관광단지를 조성 중이다. 스쳐가는 관광지에서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위해 국ㆍ지방비 1,577억 원과 공사 자체 자금 1,119억 원, 민자유치 2,984억 원 등 5,680억 원을 들여 2025년까지 경북 북부권 11개 시ㆍ군의 중심숙박휴양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시설로는 호텔 콘도미니엄 골프장 관광기념상품판매점 상가 등이 있고, 2003년 12월 관광단지 지정을 시작으로 부지매입과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 골프장을 준공했다. 유교랜드와 공공시설(온뜨레피움, 파머스랜드, 전망대, 화장실) 공사를 마쳤으며 민자 유치를 통한 90실 규모의 가족호텔과 관광호텔, 전시관, 놀이공원도 들어섰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단지 한가운데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상가단지는 2009년 분양 후 지금까지 황무지 상태로 방치돼 있다. 당시 공사 측은 1만8,720㎡의 상가부지를 8필지로 분할, 1㎡당 25~30만원에 민간업자들에게 매각했다.
하지만 땅을 매입한 업자들은 지금까지 단 한 곳도 착공하지 않았으며, 그 사이 다른 시설물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땅값만 1㎡ 당 70~80만 원으로 폭등했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이들 땅 주인들이 직접 상가조성에 나설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엄청난 시세차익만 올리고 다른 사업자에게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처럼 상가단지가 나대지로 방치되는 것은 개발 주체인 경북관광공사의 실책이 한몫 했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으로 산업단지 등 국ㆍ지방비가 투입된 부지를 민간에 매각할 때는 매입 후 일정 기간 내에 본래 목적대로 사업을 하지 않으면 환매규정을 삽입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경북관광공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매수자는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 이내에 건설공사를 착공하고, 착공일로부터 2년 이내에 완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계약서에 넣긴 했지만 이를 담보할 환매규정 등을 빠뜨렸기 때문이다.
김모(58ㆍ안동시 안기동)씨는 “골프장과 호텔이 들어서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지만 상가시설이 없어 불편이 크다”며 “결과적으로 공기업이 민간업자의 땅투기만 조장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안동시 관계자는 “분양 당시 계약서 작성이 미비해 건축물 공사를 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 방법이 없다”며 “매수자들에게 빨리 착공하라는 공문만 보내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