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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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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가 온다

입력
2016.06.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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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차이콥스키 음악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뱀파이어 캐릭터를 가미해 새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차이콥스키 음악을 그대로 가져왔지만 뱀파이어 캐릭터를 가미해 새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LG아트센터 제공

영국 안무가 매슈 본(56)이 온다. 신작 ‘잠자는 숲속의 미녀’의 아시아 투어 첫 기지로 한국을 선택한 그는 22일부터 7월3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이 작품을 선보인다. ‘백조의 호수’(1995) ‘호두까기 인형!’(1992)에 이은 차이콥스키 발레 3부작의 마지막편인 ‘미녀’는 2012년 영국에서 초연해 매슈 본 작품 중 최단기간 매진을 기록한 히트작이다. 근육질의 남성 백조를 등장시키거나(‘백조의 호수’), 부잣집 소녀 클라라를 고아로 만들어버리는(‘호두까기 인형!’) 등 위트 넘치는 파격을 선보였던 그는 신작에서도 황당하면서도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매슈 본을 이메일로 미리 만났다. 22세에 처음 ‘제도권 무용 교육’을 받았던 그는 무용에 입문하기 전 BBC기록보관소, 영국국립극장에서 근무하며 영화, 다큐멘터리광으로 살았다. 관심이 왜 무용으로 옮겨갔냐는 질문에 “거기(영화, 뮤지컬, 연극)에서 처음 무용을 발견했다”는 그는 1987년 패기 넘치게 자신의 댄스컴퍼니를 설립해 독자적인 작품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춤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그 도전을 좋아합니다. 다른 모든 것을 다 합쳐 놓은 저만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G아트센터 제공

-1987년 댄스 컴퍼니를 창단한 후 고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댄스 뮤지컬로 명성을 얻었다. 순수 창작이 아니라 고전을 개작하는 이유는.

“이 바닥에서는 유명한 제목을 가진 공연이 관객에게 더 쉽게 어필한다. 관객은 친숙한 걸 좋아한다. 그래야 작품에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발레, 책, 영화에서 이야기의 기본 뼈대만 가져온 채 대부분을 나만의 이야기로 채워 넣는다. 새로운 캐릭터들을 만들고 유명한 신화나 이야기를 비튼다.”

-패션잡지 ‘GQ’ 모델 출신부터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에 출연했던 배우까지 다양한 이력의 무용수들을 이번 ‘미녀’에서 선발했다. 무용수 고르는 기준, 이들을 훈련시키는 원칙이 있나.

“댄서들이 발레를 배웠든, 현대무용을 배웠든, 뮤지컬을 배웠든 상관하지 않는다. 뛰어난 무용수와 퍼포머이기만 하면 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무용수보다 고유한 개성을 가진 무용수를 좋아한다. 움직임에 대한 열정, 관객에 대한 관대함을 가진 무용수로 훈련시킨다.”

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의 ‘미녀’에서 오로라 공주의 연인인 왕궁 정원사 레오는 공주가 잠들어 버린 뒤 스스로 뱀파이어(흡혈귀)가 돼 100년을 기다린다. 공주에게 저주를 건 마녀 카라보스의 아들 카라독을 새로 등장시켜 100년 뒤에도 끈질기게 살아 남아 잠에서 깬 오로라를 두고 레오와 대결도 펼친다. 카라보스와 카라독을 같은 무용수가 1인 2역으로 소화하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아기 오로라 시절(1막 1890년대)과 처녀 오로라 시절(2막 1910년대), 그녀가 깊은 잠에서 깨어난 현재(3, 4막 2000년대)까지 각각 그 시대의 대표적인 춤을 맛보는 것도 신작의 재미다.

-카라보스, 카라독을 한 명의 무용수가 소화하도록 한 이유는.

“가끔 악은 멋지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그려지고, 그래서 더 위험한 존재가 된다. 관객은 오로라를 걱정하면서도 그녀가 카라독에게 끌려가는 걸 이해할 수 있다. 카라보스는 클래식 발레에서 종종 남자 무용수가 공연한다. 나는 한 무용수가 엄마와 아들 역할을 연기함으로써 그 둘의 연관성이 선명히 드러난다고 생각했다. 보기에 똑같으니까! 카라독이 어둠의 요정의 아들이고 그래서 그가 매우 매력적임에도 오로라 공주에게 위협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원작을 깨고 새로운 서사를 만들 때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나.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를 생각해보고, 그 이야기들이 많은 해석을 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하고 보편적이라는 것을, 그리고 원작과 같거나 더 많은 감명을 줄 수 있음을 관객이 깨닫게 하는 것이다.”(02)2005-0114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매슈 본. LG아트센터 제공
매슈 본. LG아트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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