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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동빈, ‘정면 돌파’ 카드 꺼낸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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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신동빈, ‘정면 돌파’ 카드 꺼낸 속내는

입력
2016.06.15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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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레이크찰스(미국)=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레이크찰스(미국)=연합뉴스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이 ‘정면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검찰 수사에 따른 내부 동요를 막고 조기 수습으로 현재 빚어지고 있는 국내외 사업 차질 또한 최소화시키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은 14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열린 롯데케미칼 에탄크래커 및 에틸렌글리콜 합작사업 기공식에 참석, 검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기까지 국내 문제로 심려를 끼쳐 드려 진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머리부터 숙였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 전반으로 확대 중인 검찰 수사에 대해선 “책임을 느끼고 모든 회사에게 협조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며 “수사가 빨리 끝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서 잘못에 따른 인정과 더불어 검찰 수사로 인한 경영 손실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신 회장은 검찰 수사로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약간의 영향이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그룹내 주요 현안에 대해선 검찰 수사와 관계없이 예정대로 밀고 나갈 뜻도 내비쳤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연기와 관련해 “상장 부분에 대해선 무기한 연기된 것은 아니고 연말 정도까지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지난 번 국회에서 국민과 약속한 사안이니까 꼭 상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와 벌어진 경영권 분쟁과 관련, 지난해 9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연내 호텔롯데 상장을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으로 발표한 바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 수색 이후인 지난 13일 금융위원회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특히, 그룹내 경영권을 놓고 대치 중인 신 전 부회장과 이달 말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도 피력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대해선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대응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는 듯한 짤막한 발언으로 대신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서 벌어질 신 전 부회장과의 표대결 계산서는 이미 나왔단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3월 회계법인으로 상법상 3개월 이내에 정기주총을 열어야 한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구조는 최대 주주인 광윤사 28.1%와 종업원지주회 27.8%, 롯데관계사 13.9%, 롯데투자사(LSI) 10.7%, 일본 롯데재단 및 기타 10.0%, 임원지주회 6.0%, 신동주 및 신격호 2.1%, 신동빈 1.4% 등으로 돼 있다. 이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의 우호세력은 자신을 대표로 한 광윤사와 부친 및 신 전 부회장의 지분을 합친 30.2% 정도다. 나머지 69.8%에 해당되는 지분은 신 회장측 편이다. 신 전 부회장이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종업원지주회 역시 신 회장의 세력이다. 130여명이 속한 종업원지주회의 경우, 규정상 1명의 이사장이 대표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 종업원지주회 대표가 현 경영진 영향력 하에 놓인 현실을 감안하면 신 전 부회장의 공략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 회장이 신 전 부회장과의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배경이다.

신 회장은 향후 일정에 대해선 예정된 해외 업무가 마무리되는 대로 귀국할 예정이란 계획도 내놨다.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와 무관하게 그룹 CEO로서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고 입국하겠다는 뜻이다. 신 회장은 “아직 최종 결정되지 않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이 끝나는 대로 꼭 들어가겠다”며 “이달 말 귀국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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