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전반과 구조조정 등 총괄
그룹 2인자 이인원 부회장이 수장
중심부서 운영실은 황각규가 맡아
대외협력단장 소진세 이목 집중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2차 압수수색이 단행되며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의 역할과 핵심 인사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그룹 정책 본부는 사실상 그룹 구조조정본부로, 주요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심장부로 통한다. 운영실과 지원실, 비전전략실, 커뮤니케이션실, 인사실, 개선실, 비서실 등을 포함해 총 7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고, 20여명의 임원과 25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돼 있다.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그룹에 발을 들여 놓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90년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을 거쳐 2004년 정책본부장에 오르면서 한국 롯데그룹을 장악할 수 있었다. 정책본부장을 6년여 동안 맡았던 신 회장은 2011년2월 그룹 회장에 올랐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룹 경영권을 손에 쥔 신 회장은 이후 정책본부를 최측근 인사로 채웠다.
현 정책본부장인 이인원(69)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힌다. 20년 넘게 정책본부장으로 일해 온 이 부회장은 당초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사람으로 알려졌지만 경영권 분쟁 과정 속에서 신 회장 편으로 돌아섰다. 신중하면서도 보수적인 스타일로 알려진 이 부회장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공격적 성향의 신 회장이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좌하고 있다.
정책본부의 중심 조직인 운영실은 황각규(61) 사장이 조율하고 있다. 황 사장은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신 회장이 일본에서 건너 와 호남석유화학에서 경영자 수업을 받을 당시 직속 상관으로 모셨다. 일본어에 능통해 한국어에 서툴렀던 신 회장의 회사 적응도 도왔다. 신 회장이 지난해 9월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섰을 때 신 회장을 바로 옆에서 지킨 인물도 황 사장이었다. 인수ㆍ합병(M&A) 전문가로, 지난해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도 신 회장에게 구체적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계획 등을 포함한 지배구조개선안 골격 역시 황 사장과 함께 그렸다.
정책본부내 또 다른 조직인 대외협력단 커뮤니케이션실은 소진세(66) 사장의 지휘하에 움직인다. 지난 2014년 롯데슈퍼 사장을 끝으로 물러났다 같은 해 대외협력단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부분 개장을 앞두고 터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안전사고와 롯데홈쇼핑 비리 등의 악재가 겹치자 이미지 개선과 대관 업무 강화 차원에서 신 회장의 호출을 받았다. 검찰의 대대적 압수 수색이 이어지면서 소 사장의 위기 관리 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책본부 소속은 아니지만 노병용(65) 롯데물산 대표도 신 회장의 가신이다. 2013년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신 회장을 대신해 국회에 출두했고, 2014년 말 정기인사에서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공사를 총괄하는 롯데물산 대표에 올랐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당시 롯데그룹 사장단을 움직여 신 회장 공개지지에 나서기도 했다. 소 사장과는 대구고 동기(9회)지만 라이벌로 알려졌다. 고교 동문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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