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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생활 12년' 쿠바인이 말하는 변화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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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생활 12년' 쿠바인이 말하는 변화의 바람

입력
2016.06.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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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개방 환영합니다”

쿠바가이드 에벨리오 두에뇨/2016-06-14(한국일보)
쿠바가이드 에벨리오 두에뇨/2016-06-14(한국일보)

“쿠바 국민 80∼90%는 미국과 관계 개선을 환영합니다.”

쿠바 아바나에서 만난 에벨리오 두에뇨(45)씨는 유창한 한국말로 쿠바 민심을 전했다. 그는 “카스트로에 대한 쿠바 국민들의 존경심은 여전하지만, 너무 침체된 경제가 발전을 막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변화는 관광에서 불고 있다고 한다. “최근 미국과 카리브 외교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이 부쩍 늘고 있다”는 그는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가 해제되면 관광은 물론 경제 전반적으로 폭발적인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의 이메일은 ‘coreano@'로 시작된다. 쿠바 현지인에게는 ‘코레아노’, 한국인에게는 ‘나훈아’로 불린다. 우리말도 잘하는데다 나훈아의 노래 ‘고향역’을 잘 불러서다. ‘아리랑’, ‘내 나이가 어때서’도 척척이다.

에벨리오가 능숙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것은 북한에서 12년간 살았기 때문이다. 1975년 4살 때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평양으로 들어가 김일성대학에서 2년간 한국말을 배우고, 평양체육대학에서 4년간 탁구를 전공했다.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는데 외국인에게는 개방하지 않아 탁구로 만족했다”고.

에벨리오는 귀국 후 한국인을 상대로 통역 및 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그는 “북한 친구들도 많은데 1994년 귀국 후 연락이 끊겼다”며 “쿠바에는 북한대사관 직원만 10여 명 있을 뿐 북한 관광객은 찾아볼 수 없다”고 소개했다.

이 일을 하면서 북한과 남한의 언어가 많이 다르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고 한다. 에벨리오는 “처음 5년 정도는 경상도나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한국인을 만나면 말을 알아 듣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북한말을 사용하는 게 어색해졌다”고 전했다.

“쿠바에서 남한 사람들을 상대로 가이드 일을 하니까 북한대사관 사람들이 시비를 많이 걸곤 했다”는 에벨리오는 “한국과 북한이 빨리 통일이 돼 사이 좋게 지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아바나(쿠바)=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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