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정의 뉴욕에서 밥 먹기]

뉴욕 맨해튼에 있는 유니언 스퀘어 그린마켓. 가장 앞쪽의 상자에 담긴 마늘종은 최근 몇 년 사이 새로운 봄 채소로 뉴요커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김신정 제공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t)으로도 불리는 뉴욕시의 그린마켓은 1976년 생긴 아웃도어 농산물 직판장이다. 소규모 농장들에는 현지생산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소비자에게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채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기회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정해진 요일이면 꾸준히 장이 서는 그린마켓들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생기를 찾아간다. 맨해튼, 브루클린, 퀸즈, 브롱스, 스태튼 아일랜드 등 뉴욕시 안의 모든 지역을 통틀어 현재 50여곳에서 그린 마켓이 운영되고 있으며, 뉴욕 그린마켓 홈페이지에 가면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요즘은 딱히 주소를 몰라도 뉴욕시를 무작정 걷다 보면 흔히 마주칠 수 있다. 채소와 과일, 꽃 등을 진열한 가판대가 열을 맞춰 세워져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면 거기가 바로 그린마켓이다.

그 중 뉴욕시를 대표하는 곳이 맨해튼의 유니언 스퀘어에 있는 그린마켓이다. 1976년 몇 개의 가판대로 시작했지만, 이제 가장 활기찬 계절에는 140 종류의 판매대가 늘어선다. 오전에는 셰프들이 오늘의 신선한 재료를 살피는 모습도 보이고, 지역 주민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을 하며 여유롭게 채소를 고르는 모습도 보인다. 너무나 유명해진 유니언 스퀘어 그린마켓은 그 자체로 관광명소가 되어 관광객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날씨가 좋으면 색색의 꽃, 채소, 과일들이 햇볕이라는 자연 조명에 더 화려하게 살아난다.

6월의 주인공들은 두릅을 연상케 하는 질감의 아스파라거스, 스냅피(껍질까지 먹는 연한 완두콩류), 딸기, 토마토 등이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6월의 대표적인 채소, 과일들로 판매대 중앙을 차지한다. 매주 갈 때마다 그 종류가 늘어나는 여름 무들은 연한 잎과 함께 보라색, 붉은색 등 갖가지 뿌리색깔을 자랑한다. 무 색깔의 다채로움은 얇게 썰어 샐러드를 장식하는 데 좋지만 한국 열무김치처럼 담가 먹어도 손색이 없다. 허브 농장 판매대에서는 파릇파릇한 민트, 바질 등의 허브는 물론, 주로 말린 꽃이나 가공된 차로만 보게 되는 캐모마일도 싱싱한 꽃다발로 바구니에 넘친다. 날씨가 쌀쌀해지는 계절에는 건조된 라벤더 상품만 진열해 놓던 판매대에서 선명한 보라색의 싱싱한 라벤더 화분을 볼 수 있는 곳도 이 시기의 그린마켓이다. 이 외에도 각종 빵과 파이, 생꿀, 메이플 시럽, 해산물, 타조 고기 등을 파는 곳도 뉴욕 그린마켓의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개인적으로 그린마켓에서 볼 수 있는 채소 중 가장 반가운 것은 4, 5월의 명이나물과 6월의 마늘종이다. 한국에서 구황작물로도 쓰였다던 명이나물(ramp)과 어릴 때부터 항상 먹고 자란 마늘종(garlic scape)은 최근 몇 년 사이 뉴요커들에게 새롭게 소개된 채소로, 점점 인기를 끌면서 제철이 되면 판매대마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명이 나물과 마늘종은 볶거나, 피클을 만들거나, 소스를 만드는 데 많이 사용된다. 가지런하게 묶어 진열되는 한국의 마늘종과 다르게 여기는 구불구불 휘어진 모양대로 상자에 담아 놓고 무게당 가격을 매겨 파는데 파운드당(450g) 8달러(9,400원)에서 유기농은 12달러(1만4,000원)으로 그 가격이 만만치 않다. 한국에서 손쉽게 구입해 먹던 마늘종을 그린마켓에서 보면 반가운 마음이지만 선뜻 사기엔 부담이 가는 가격이다. 그래도 6월이 가기 전 그린마켓에서 산 마늘종으로 올해의 화창한 6월을 기억해야겠다.

김신정 반찬스토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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