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과 경북 김천시, 전북 무주군 등 경계를 맞대고 살아가는 3도 지자체가 접경지 의료ㆍ문화 서비스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영동군은 14일 상촌면 보건지소에서 ‘삼도봉 생활권 산골마을 의료·문화 행복버스(이하 행복버스)’발대식을 가졌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범 운행에 들어간 행복버스는 민주지산 삼도봉을 함께 끼고 사는 영동군, 김천시, 무주군 등 3개 시ㆍ군이 공동으로 운행한다. 3개 시ㆍ군은 행복버스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의 ‘지역행복생활권 선도사업’에 선정돼 국비 15억 5,000만원을 지원받았다.
나머지 사업비 3억 8,700만원은 3개 시ㆍ군이 똑같이 분담키로 했다.
행복버스에는 방사선실, 병리실, 심전도기, 골밀도검사기, 혈액분석기 등이 설치돼 있다. 의료진은 내과 전문의를 비롯해 간호사,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등 8명의 전담팀으로 구성됐다. 전문의는 3개 시ㆍ군 공중보건의가 돌아가면서 참여한다. 버스는 월요일 김천시, 화요일 영동군, 수요일 무주군을 순회한다.
올해는 김천시 5개면, 영동군과 무주군 각 2개면 등 9개면 지역을 대상으로 총 90회에 걸쳐 2,000여명의 주민에게 의료 서비스를 할 예정이다.
일반적인 검진 결과는 현장에서 바로 통보해주고, 질병이 의심되면 지역 의료기관에서 지속적으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3개 시·군은 올해 하반기에 대형 스크린을 갖춘 이동 영화관 버스를 함께 운행키로 했다. 오지 마을에서 영화를 순회 상영, 주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3개 시ㆍ군은 일찍부터 우의를 다지며 상생 사업을 추진했다. 삼도봉 정상(해발 1,176m)에서 매년 10월 10일 ‘삼도봉 만남의 날’행사를 열어 지역간 벽을 허물고 화합을 다지고 있다. 이들은 전국 생산량의 60%를 점하는 호두 산업을 특화하기 위해 협력사업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전북 무주군의 도움으로 영동군 용화면 주민들이 먹는 물 문제를 해결, 훈훈한 이웃사촌의 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행복버스는 각 지자체별로 이미 시행중인 방문 의료서비스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련했다”며 “국비 지원이 끊기는 2018년 이후에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3개 시ㆍ군이 협의해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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