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옌다오에 올라가 국기 꽂아
영유권 분쟁 더욱 격화 전망
중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남중국해 난사군도 내 황옌다오(黃巖島ㆍ스카보러 암초)에 필리핀 청년들이 헤엄쳐 올라가 자국 국기를 꽂았다. 이에 따라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14일 중화권과 필리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청년단체 ‘자유는 우리의 것’ 소속 청년 16명이 필리핀 독립기념일인 지난 12일 오전 7시 30분께 어선을 타고 황옌다오에 기습 상륙을 시도했지만 중국 해경 고속정 두 척이 이를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필리핀 청년 5명이 헤엄을 쳐 접근하자 중국 해경선은 물대포를 쏘고 국기가 든 가방과 카메라를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5시간 가량의 대치 끝에 필리핀 청년 2명이 중국 해경선을 우회해 황옌다오 외곽에 도달했고 결국 필리핀 국기를 꽂는데 성공했다. 미국인 1명이 포함된 청년들은 낮 12시30분께 황옌다오를 떠나 필리핀으로 안전하게 돌아왔다고 청년단체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필리핀 해안에서 230㎞ 떨어진 황옌다오는 중국과 필리핀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의 대표적인 분쟁 도서 중 한 곳이다. 2012년 4월 양국이 해상에서 무력충돌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했고 이후 중국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이 곳은 특히 중국이 연내에 활주로가 포함된 전초기지를 조성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이 황옌다오 매립을 마치면 필리핀 팜판가의 바사 공군기지 내 미군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레이더와 장비들을 설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5차 아시아안보회의에 참석해 “스카보러 암초 매립 공사를 강행하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이날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도서인 시사군도 내 융싱다오(永興島)에서 오는 8월부터 민항기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융싱다오는 중국이 2012년 7월 분쟁도서를 포함한 남중국해 200여개 섬과 환초를 관리하기 위해 만든 신생 행정도시인 싼사(三沙)의 시청사가 있는 곳이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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