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사당국이 올랜도 총기테러 사건을 외부의 직접적 지원 없이 이슬람 급진주의에 영향을 받은 자생적 테러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올랜도 총기테러에 대해, “자생적 극단주의에 따른 테러행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뒤 “현재로서는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외국의 테러조직으로부터 지시를 받았거나 더 큰 계획의 일부라는 분명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또 “용의자는 인터넷에 흩어져있는 다양한 극단주의적 정보에서 영향을 받았다”며 “그러나 수사가 초기단계이므로, 정확히 어떤 동기에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아직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샌버너디노 총격테러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외로운 늑대’가 국제 테러조직의 직접 지시를 받지 않고 자생적으로 테러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다.
코미 FBI 국장도 “용의자가 기존 극단주의 조직의 일부이거나 그 같은 조직이 어떤 영감을 줬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이번 테러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용의자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공범이 개입돼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용의자의 사생활을 캐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코미 국장은 이어 “동성애자(LGBT) 축제가 예정된 날 새벽에 공격이 이뤄진 만큼 동성애자에 대한 반감이 범행의 동기가 됐는지도 파악 중”이라고 덧붙였다. FBI가 2013년 5월부터 10개월간 조사를 하고도 방치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조사에서는 알카에다와 가족 인연이 있고 IS와 숙적관계인 시아파 조직(헤즈볼라) 멤버라고 주장하는 등 용의점을 찾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한편, 테러 발생 이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지원 유세(15일) 등 당초 일정을 모두 취소한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올랜도를 방문, 총기 테러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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