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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협회장 선거 ‘김병원 지지도’ 왜곡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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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농협회장 선거 ‘김병원 지지도’ 왜곡 포착

입력
2016.06.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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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여론조사기관 압수수색

“김 회장 압도적 1위로 발표”

양 측 금품 거래 가능성 수사

조만간 김 회장 소환 계획

김병원(오른쪽 첫번째) 농협중앙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을 찾아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에게 2016년 리우올림픽 선수단 후원금 2억원을 전달하고 선수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병원(오른쪽 첫번째) 농협중앙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을 찾아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에게 2016년 리우올림픽 선수단 후원금 2억원을 전달하고 선수들과 식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농협중앙회장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선거를 앞두고 행해진 여론조사에서 김병원(63) 당시 후보(현 농협중앙회장)의 지지도가 부풀려진 정황을 잡고 해당 여론조사기관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김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13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선거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사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여론조사 결과 자료와 회계자료,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T사는 지난해 12월 12~13일, 농협의 전국 대의원 290명을 대상으로 ‘후보 적합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던 업체다. 응답자 114명이 참여한 당시 여론조사 결과, 김 회장이 41.7%로 1위를 차지했고, 이성희 후보는 27.8%, 최덕규(구속) 후보는 26.4% 등을 기록했다.

검찰은 당시 T사가 김 회장에 대한 지지 답변을 유도하거나 조사결과를 왜곡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의 지지율을 실제보다 높게 발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농협 회장 선거는 호남 출신인 김 회장과 경기 출신인 이 후보, 영남 출신인 최 후보 간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됐었는데, 다른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최 후보(25.4%)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고, 김 회장(19%)은 3위에 그치는 결과가 나왔다. 검찰은 T사의 여론조사에서만 유독 김 회장이 경쟁 후보들보다 14~15%포인트나 앞서는 압도적인 결과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 김 회장 측과 T사 간의 부적절한 접촉이 없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들 간 금품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또, 지난 1월 12일 선거 당시 1차 투표에서 2위였던 김 회장이 1위였던 이 후보를 결선투표에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며 당선된 것과 관련, 1차에서 낙선한 최 후보 측의 도움을 받았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최 후보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두 사람 간 부적절한 연대를 암시하는 취지의 메모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후보는 선거 당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대의원들에게 김 회장을 지지해달라는 문자를 발송하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문제의 여론조사에 관여한 T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뒤, 김 회장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소환할 계획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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