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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남자' 김창권 사장, 롯데 비자금 수사의 '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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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남자' 김창권 사장, 롯데 비자금 수사의 '키맨'

입력
2016.06.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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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전문가로 신동빈 회장이 영입

국내외 11개 계열사 대표 겸직

로비 의혹 동탄 백화점 사업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신격호 부동산 고가 매입도 주도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검찰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 입구를 보안요원이 굳은 표정으로 지키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비자금 조성과 관련된 검찰 압수수색으로 롯데그룹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타워 입구를 보안요원이 굳은 표정으로 지키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검찰이 롯데그룹과 총수 일가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을 집중 수사키로 하면서 그룹 내 부동산 거래를 총괄해온 김창권(58) 롯데자산개발 대표가 이번 수사의 ‘키맨’으로 부각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은 부동산을 사들여 쇼핑몰 등을 개발하고 분양ㆍ임대하거나 직접 운영하는 ‘종합부동산기업’으로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제과가 공동 출자해 설립됐다. 지난해 매출 1,258억원에 영업이익 69억원을 기록해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롯데그룹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2007년부터 10년간 롯데자산개발을 맡고 있는 김 대표는 신동빈(61) 회장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롯데자산개발뿐만 아니라 개발사업을 위해 설립된 국내외 특수목적법인(SPC) 11곳의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유니버셜스튜디오코리아 리조트개발과 롯데송도쇼핑타운, 롯데쇼핑타운대구, 롯데타운동탄 등 국내 6곳과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 개발을 추진 중인 ‘롯데자산(Lotte Properties Chengdu)’ 등 해외 5곳도 김 대표의 지휘 아래 있다.

그 만큼 계열사의 부동산 거래와 자금 흐름을 소상히 꿰고 있는 김 대표가 오너 일가의 뒷주머니 사정에 밝을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롯데그룹 및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불법 부동산 거래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검찰은 10일 이인원(69) 정책본부장, 황각규(61) 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66) 대외협력단장 등 신동빈 회장 측근 3인방의 자택뿐 아니라 김씨의 자택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했다. 검찰이 그를 요주의 인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신동빈 회장과 김창권 사장.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김창권 사장. 롯데그룹

검찰은 지난해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광역비즈니스 지구의 중심앵커블록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컨소시엄이 선정되는 과정에 LH를 상대로 금품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본보 13일자 1면)과 관련해서도 김 대표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2008년 롯데상사가 공시지가가 200억원대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인천 부지 166만여㎡를 504억원에 비싸게 사들일 때도 그가 지휘하는 롯데자산개발이 거래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산업은행에 입사해 국제금융 전문가로 활약하다가 모건스탠리와 삼정KPMG 등에서 부실채권 및 부동산투자 업무를 주로 하며 금융ㆍ부동산 전문가로 알려진 김 대표는 신 회장의 눈에 띄어 롯데에 영입됐다. 2014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개장한 첫 해외 복합단지 ‘롯데센터하노이’ 개장식 때도 신 회장을 수행할 정도로 신임을 받았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그룹 총수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그룹 및 총수 일가의 불법 부동산 거래를 규명하고 이와 별개로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의 배임 의혹도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김 대표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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