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현
하나가 부족하다는 생각에
하나만 하고 돌을 쌓다보면 돌탑이 된다
세상은
하나가 이루어지면 다른 하나가 고개 드는 곳
돌을 쌓아 빈 곳마다 꼭꼭 채우려는 생각 마라
다 채우면 틈이 없어 더 외로워진다
허공은 텅텅 비어서 더 푸르지 않은가
세상은 가득 차지 않아서 살만한 곳
하나만 더 하고 쌓다 보면
쌓은 것조차 무너지는 것이 돌탑이다
잡았다 여겼던 것도 실은 잡은 것이 아니다
지금은 쌓았던 탑에서 돌 하나씩 내려놓을 때
시인소개
김윤현은 1955년 경북 의성 안계에서 태어나 경북대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84년 무크지 ‘분단시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작가회의 회장을 역임하였고 계간지 ‘사람의 문학’편집위원이다. 시집으로 ‘들꽃을 엿듣다’ 등이 있다.
해설 성군경 시인
여백의 빈 공간은 욕구를 내려놓은 만큼 얻을 수 있다.
지친 삶을 위한 휴식과 치유는 빈 공간에서만 가능하다.
여백은 마디부분만 그리는 대나무처럼 그려지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어야 찾을 수 있다.
여백은 무용지용의 극치이고 조화를 일구는 자연의 섭리이다.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마음의 여백, 혼탁한 가운데서도 빈 공간을 가늠하는 일, 그것을 제대로 읽을 줄 알아야 자신을 다스릴 수 있다. 비움과 여백은 그 사람의 인간성(人間性)이자 인간미(人間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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