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 등 돈 풀기 여파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전 세계 신흥국 가운데 가장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신흥국 중 1위, 기업부채 비율은 3위를 차지했다. 최근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되면서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4%로 비교대상인 18개 신흥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 다음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높은 국가는 태국(71.6%), 말레이시아(71%), 홍콩(67.1%), 싱가포르(60.3%) 순이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00년 50%대를 넘어선 이후, 가파르게 치솟아 벌써 13년째 신흥국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는 미국(79.2%), 일본(65.9%), 유로존(59.3%) 등 선진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의 지난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년간 4%포인트나 급증해 증가율 역시 신흥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기업부채 수준을 의미하는 GDP 대비 비금융기업부채 비율(106%) 역시 홍콩(213.7%), 중국(170.8%)에 이어 신흥국 중 3위를 기록했다.
한편, 부채급증 우려를 사고 있는 중국의 작년 말 GDP 대비 총부채비율(가계ㆍ기업ㆍ정부 부채비율)은 254.8%로 사상 처음 미국(250.6%)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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