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등장해 국내 공연계 지각 변동을 일으킨 ‘앙상블 디토’가 2016 디토 페스티벌을 연다. 12일 바이올린의 거장 기돈 크레머와 ‘괴짜 피아니스트’ 뤼카 드바르그 협연을 시작으로 7월 2일까지 열리는 올해 페스티벌의 주제는 ‘베토벤: 한계를 넘어선 자’이다.
디토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13일 서울숲 언더스탠드에비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베토벤 음악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세상을 바꾼 음악, 세상의 무게가 담긴 음악”이라며 “작곡될 당시의 영향력을 관객에게 줄 수 있는 연주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앙상블 디토의 시작은 용재 오닐이 이끄는 실내악그룹이었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ㆍ다니엘 정, 첼리스트 마이클 니콜라스,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2009년부터 자신들의 이름을 건 ‘디토 페스티벌’을 열며 중장년층 위주의 클래식 관객 연령을 10, 20대까지 끌어내렸다. 공연에 앞서 화보와 뮤직비디오를 선보이고 게릴라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했고, 미디어아트 등과 협업하며 새로운 공연 문화를 만들었다. 해를 거듭하며 ‘디토 프렌즈’ 협연 형식을 통해 고토 류, 신지아 등 젊은 연주자들을 소개했다.
올해 페스티벌 기간 중 앙상블 디토의 무대는 두 번. 비엔나 체임버 오케스트라, 피아니스트 임동혁, 앙상블 디토의 합동 무대(18일)와 ‘혁명가들’이라는 부제를 단 앙상블 디토의 10번째 시즌 공연(28일)이다. 스테판 피 재키브, 마이클 니콜라스는 이번 무대를 끝으로 앙상블 디토를 떠난다. 스테판은 “2008년부터 활동하면서 실내악의 새 관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다”며 “니콜라스, 피아니스트 지용과 트리오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재 오닐이 단원으로 활동중인 현악사중주단 에네스 콰르텟이 4일간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을 완주(25, 26일, 7월 1, 3일)하며, 첼리스트 문태국과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듀오(15일), 차세대 목관오중주단 파이츠 퀸텟의 국내 데뷔 공연(16일),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의 리사이틀(17일)이 예정돼 있다.
페스티벌에 맞춰 2014, 2015년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앙상블 디토의 연주 실황 앨범 ‘디어 아마데우스’, ‘슈베르티올리지’도 발매된다. 용재 오닐이 자신의 음악 인생과 함께 베토벤 현악사중주를 소개하는 책 ‘나와 당신의 베토벤’(오픈하우스)도 15일 출간된다. (02)318-4301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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