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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통 기한은 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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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유통 기한은 삼년?

입력
2016.06.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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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편집부]

사랑하는 연인들은 가슴설레이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의 단점에서 기인한 싸움을 경험한다.

얼마전 타임지에 사랑을 하면 뇌에서 페닐에틸아민(phenylethylamine, PEA)이란 신경전달물질이 나오고 이 물질은 2-3년 후면 떨어지기 때문에 3년 후에는 권태기가 온다는 칼럼이 실렸다. 또한 이 물질은 미량이기는 하지만 초콜렛에도 들어 있어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렛을 선물하는 것은 이러한 효과를 얻으려는 것이라는 이론도 있다.

최근에 두뇌 과학의 발달로 사랑에 빠진 뇌를 과학적으로 해석하려는 많은 연구가 있다. 두뇌 과학자들은 사랑을 두뇌의 '화학적 작용'으로 보고 있다. 뇌에서는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세로토닌, 페닐에틸아민과 옥시토신, 바조프레신, 엔도르핀 등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런 물질들의 작용에 의해 사랑은 불같이 타오르기도, 차갑게 식어지기도 하고, 오랜 시간 안정적 평온함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럿거스 대학 헬렌 피셔 교수는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뇌 활동을 연구해 왔다. 오랜 연구 끝에 피셔 교수는 남녀 간의 사랑이 '갈망→홀림→애착' 3단계를 거치며 단계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사랑의 첫 단계는 갈망(lust)이다. 이 단계에서 남녀는 상대방의 외양·냄새 등의 정보를 대뇌 변연계로 전달하여 상대방의 의도를 판단한다. 이때 대뇌 변연계는 상황에 대한 해석을 하고 이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아드레날린과 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 도파민 등 화학 물질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도파민은 대뇌에 각성 작용을 하는 물질로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고 가벼운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사랑의 둘째 관문인 홀림 단계에 접어들면 연인들은 식욕을 잃고 불면의 밤을 지새우게 된다. 낮에도 온통 연인 생각뿐이다. 홀림 단계를 지배하는 신경전달물질은 페닐에틸아민(PEA)이다. 페닐에틸아민은 뇌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천연의 암페타민이다. 암페타민은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각성제로, 흔히 광란의 파티에서 쓰이는 스피드와 같은 마약의 일종이다. 페닐에틸아민은 사실 욕정을 불러일으키는 호르몬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게다가 이 물질엔 중독성이 있어서 '애정 중독증'에 빠지게 만든다. 이 화학물질은 보통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 정도 지나면 뇌에 내성이 생겨 분비가 감소한다.

'사랑의 묘약'이라고 말하는 옥시토신(oxytocin)은 사랑의 홀림단계와 애착(attachment)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옥시토신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젖을 먹일 때, 포옹할 때, 키스 할 때, 성교를 할 때, 그리고 성교를 하고 난 뒤, 사랑의 절정 단계에서 분출되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10대 사춘기 시절에 가장 많이 분출되며, 또한 출산 시의 여성의 몸에서도 그 수치가 급증한다. 옥시토신은 두뇌 변연계의 시상하부에 작용하여 애착과 결속감, 안도감을 오랜 기억으로 저장하여 사랑의 감정을 오래 유지하게 된다. 애착의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하는 두뇌 전달 물질은 엔도르핀이다. 엔도르핀이 나오면 연인과 부부는 안정감을 느끼고 마음도 편안해진다.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시기는 안정을 되찾아 서로를 소중히 여기게 된다.

신경전달 물질의 영향으로 사랑은 불타오르기도 하고 차갑게 식어가기도 한다. 그러니 혹시 당신의 연인이 당신에게 무덤덤하거나 단점을 지적할지라도 노여워하거나 서러워 말자. 단지 그것은 화학 물질의 얄궂은 장난에 불과하니까!

이재훈(정형외과 전문의, 올림픽 병원장)

편집부 기자 master@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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