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 협상 마무리 격려 차원
골프 안 치는 박지원 불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여야 3당 원내지도부를 초청해 골프 회동을 가진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3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대표는 11일 경기도 광주의 한 골프장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골프를 쳤다. 이 자리는 김 대표가 지난 8일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한 각 당 원내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다만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오래 전부터 골프를 치지 않는데다 주말 지역구(전남 목포) 방문을 이유로 불참, 김 수석부대표가 대신 참석했다.
정 원내대표는 회동과 관련해 “정치 얘기는 하지 않고 재미있는 얘기를 나눴다”면서 “나는 기자 시절 얘기하고 우상호 원내대표는 학생운동 시절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부대표 측도 “정치 현안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들었다”면서 “이번 국회에서 원 구성 협상이 잘 됐다는 데 공감을 나눈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는 “20대 국회 개원을 맞아 3당 원내지도부의 화합과 친선을 위한 자리였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야 3당은 8일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회 배분에 합의, 원 구성 법정시한을 하루 넘겼지만 최근 30년 동안 가장 빨리 원 구성 협상을 마쳤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정치인들이 골프 회동을 통해 여야 관계를 다지는 관행이 종종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국경일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했을 때 고위공무원이나 정치인들이 골프를 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자 정당 지도부 간 골프 회동이 자취를 감추었다.
이와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언론사 보도ㆍ편집국장과의 간담회에서 “(공직자들이 골프를) 좀 자유롭게 했으면 좋겠다”면서 내수 진작 차원에서 골프 해금령을 내렸다. 이후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주요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골프 회동을 갖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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