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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내시

입력
2016.06.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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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6월 13일

수학자 존 내시.
수학자 존 내시.

‘균형이론’의 미국 수학자 존 내시(John Forbes Nash, Jr)는 카네기 멜론대 학부 지도교수가 썼다는 단 한 문장의 대학원 추천서- “이 사람은 천재다(This man is a genius)”- 처럼, 그는 천재였고 스스로도 그걸 잘 알았던 듯하다. 그는 교수들과 대화 도중 그냥 나가버리거나 휘파람을 부는 일도 예사였다고 한다. 그 수모에도 그들은 젊은 천재의 재능을 존중했다.

스무 살이던 48년 역대 최고의 장학금을 받으며 프린스턴대 대학원에 입학한 그는 2년 뒤 27쪽짜리 논문 ‘비협력게임(Non-Cooperative Game)’으로 박사를 땄다. 논문의 요지는 세상의 경쟁적 상황이란 게 폰 노이만(제로섬게임)의 이론처럼 누가 따면 누군가 그만큼 잃는 가위바위보 게임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 경쟁적 게임의 주체들이 상대의 전략을 두고 자신의 전략을 수립해 가다 보면 어느 순간 최적의 전략적 균형 상태(내시 균형)에 이를 수 있다는 거였다. 반대 경우가 함께 잃는 ‘죄수의 딜레마’다. 그 논문으로 그는 94년 존 허샤니 등과 함께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

그는 MIT에서 강의하며 국방성 RAND연구소의 게임전략이론 컨설턴트(50~54년)으로 일했다. 53년 보스턴의 한 간호사와 연애해 아들을 낳기도 했고, 54년에는 연애하던 남성과 화장실에 함께 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그 일로 그는 연구소에서 파면 당했다. 57년 제자였던 4년 연하 앨리샤 라드(Alicia Larde)와 결혼했고, 63년 이혼했다가 2001년 재결합했다.

그가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것은 1959년이지만, 정신 이상이 드러난 것은 한 해전인 58년 라드가 임신을 한 직후부터였다. 90년 병에서 회복될 때까지 31년 동안 그는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학자로서의 삶이 끝난 듯하던 그를 프린스턴대 동료와 친구들이 도왔다. 무엇보다 라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며 그를 물질적ㆍ정신적으로 보살폈다. 실비아 네이샤의 전기 ‘뷰티풀 마인드’와 론 하워드의 영화는 천재 학자의 극적인 삶을 반올림한 면이 있다. 그는 1928년 6월 13일 태어나 2015년 5월 교통사고로 라드와 함께 별세했다. 최윤필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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