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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현장이 된 일요일 새벽 클럽… 비명과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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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현장이 된 일요일 새벽 클럽… 비명과 눈물

입력
2016.06.1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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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난사 사건 발생 당시의 메시지가 올라온 ‘펄스 올랜도’ 나이트클럽의 페이스북 계정. 페이스북 캡처
총기난사 사건 발생 당시의 메시지가 올라온 ‘펄스 올랜도’ 나이트클럽의 페이스북 계정. 페이스북 캡처

“미국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다.”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펄스 올랜도’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전한 CNN 앵커의 말이다. 미 언론은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시의 복지 시설에서 일어난 총기 사고로 14명이 숨진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번 사건의 충격을 전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의 신원을 아프가니스탄계 청년 오마르 마틴(29)이라 공개하면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범행 준비가 치밀하고, 현재가 이슬람교의 금식 성월인 ‘라마단’기간이라는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사건을 보고받고 유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한편 연방정부의 진상조사와 지역사회에 대한 최대한 지원을 지시했다.

펄스 올랜도의 페이스북에는 사건이 발생한 12일 오전 2시 “펄스에서 당장 나가 계속 도망쳐라”라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상황의 급박함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현장을 목격한 파티 참가자 롭 릭은 AP통신에 “내부에 손님 100여명 이상이 있었고 용의자는 앞문으로 진입하자마자 총을 난사했다”며 “클럽 경비원이 생존자들을 데리고 직원 대기 구역으로 물러서 칸막이 벽을 내려 뒷문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목격자 크리스토퍼 핸슨은 미국 방송 CNN에 “한 발, 한 발, 그리고 한 발이 이어지며 복도가 피 흘리며 쓰러진 사람들로 가득했다”며 “충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길 건너 상점에서 일하던 호세 토레스는 CNN에“총소리를 듣고 상점 안으로 다급히 숨었는데, 비명과 울음소리가 들려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에사 살아남은 생존자가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올랜도(플로리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에사 살아남은 생존자가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올랜도(플로리다)=로이터 연합뉴스

경찰은 즉각 현장을 봉쇄한 뒤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마틴과 교전을 벌였다. 경찰의 공격을 받은 마틴은 인질을 잡고 클럽 건물 뒤쪽으로 도망쳐 문을 봉쇄한 채 경찰특공대와 3시간 가까이 대치했다. 그 동안 현장으로 몰려든 피해자 가족들은 경찰의 봉쇄선 밖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밤을 지샜다. 미나 저스티스는 AP통신에 “30살 난 아들 에디가 안에 있다”며 “‘그가 우리와 함께 있다’는 문자를 끝으로 연락이 끊어졌다”고 걱정했다. 이날 오전 5시 경찰특공대는 안전한 폭발물을 터트려 마틴을 교란시킨 후 인질을 구하기 위해 클럽으로 진입, 마틴을 사살했다. 교전 과정에서 경찰 1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인질들은 무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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