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나 프랑스어 등 외국어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국어처럼 쓰이는 단어를 외래어(外來語)라고 하는데, 국어를 ‘한글맞춤법’에 맞게 표기해야 하는 것처럼 외래어를 표기할 때에도 ‘외래어표기법’에 맞게 표기해야 한다. 일례로 ‘바닷가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 ‘lobster’를 대중들은 ‘랍스터’라고 사용해왔지만 이는 틀린 표현이었고 ‘로브스터’가 바른 외래어 표현이었다. 외래어표기법의 영어 표기 세칙에 따르면 어말과 모든 자음 앞에 오는 유성 파열음([b], [d], [g])은 ‘으’를 붙여 적도록 되어 있는데, ‘lobster[l?bst?]’의 ‘b’가 유성 파열음이기 때문에 ‘으’를 붙여 적어 ‘로브스터’라고 써야 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팀 이름인 ‘시카고 커브스(Chicago Cubs)’에서 ‘새끼 곰들’을 뜻하는 ‘Cubs’의 ‘b’가 유성 파열음이기 때문에 ‘으’를 붙여 적어 ‘커브스’라고 적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유이다. 만약 이 팀의 이름을 ‘시카고 컵스’로 적게 되면 팀의 상징물인 ‘새끼 곰(cub)’을 물을 마실 때 사용하는 ‘컵(cup)’으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에 ‘시카고 커브스’로 적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바닷가재’를 뜻하는 영어 단어 ‘lobster’도 ‘로브스터’로 적어야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대다수 언중들은 ‘로브스터’ 대신에 더 익숙한 말인 ‘랍스터’를 사용해왔다. 이는 ‘lobster’의 영국식 영어 발음인 ‘로브스터’보다 미국식 영어 발음인 ‘랍스터’가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언어도 생명체와 같아서 표준어가 아니지만 ‘짜장면’처럼 대다수 언중들이 압도적으로 사용하게 되면 결국 사전에 등재할 수밖에 없다. 국립국어원은 올해 1분기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는 표제어를 일부 수정했는데, ‘랍스터’도 ‘로브스터’의 복수 표기로 인정했다. 즉 ‘바닷가재’를 뜻하는 외래어 표기로 ‘로브스터’와 ‘랍스터’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장면’과 ‘짜장면’처럼 ‘로브스터’와 ‘랍스터’도 복수 표준어로 인정돼 이제는 둘 중에 어느 것을 사용해도 되겠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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