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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강도살인범, 산에 와 술 마시고 자다 우발적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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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패산 강도살인범, 산에 와 술 마시고 자다 우발적 범행"

입력
2016.06.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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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떨어져 막막한 마음에 산행…수락산 사건과는 매우 달라"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사패산 살인 사건 피의자 정모(45)씨가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사패산 살인 사건 피의자 정모(45)씨가 조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사패산 등산객 강도살인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은 12일 피의자 정모(45)씨가 산에 올라와 술을 마시고 잠을 자다 일어나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사패산 사건과 앞서 발생한 수락산 사건의 관계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수락산 사건에 대해 언급한 적도 없고, 이에 대해 경찰이 질문하지도 않았다"며 모방범죄 가능성은 작음을 시사했다.

다음은 박원식 의정부경찰서 형사과장과 일문일답

- 성폭행 혐의는 없다고 했는데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가능성은 없나.

▲ 피의자 진술이나 DNA 분석으로 봤을 때 성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혼동이 있는 부분이 현장 돗자리에서 남성 DNA가 검출된 음모가 발견됐는데 이 음모는 피의자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대신 목 부위와 상의 티셔츠, 하의 등에서 남성 유전자가 발견됐는데 이것이 피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했다. 또, 국과수 부검 결과 성폭행은 없었다는 소견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봤을 때 성폭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허위진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계속 조사할 것이다.

- 옷이 벗겨져 있었는데.

▲ 하의가 벗겨져 있긴 했지만, 엉덩이 아래까지가 아니라 살짝 걸친 정도다. 또, 부검 결과 질내 상처도 없고 피해자의 입술, 가슴, 귓불 구강 내에 피의자의 것과 일치한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 발견된 피의자의 DNA는 체모에서 나온 게 아니면 어떤 건가.

▲ 피의자가 피해자의 목을 조르면서 함께 넘어져 몸이 겹쳐진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땀과 수분 등이 옷과 목에 묻은 것으로 보인다. 발견된 남성유전자(YSTR)는 발견된 상태로는 남성 유전자라는 정보밖에 없지만, 용의자가 있을 경우 대조할 수 있다.

- 범행당시 피의자는 피해자가 숨진 지 몰랐나.

▲ 목을 조르고 때렸을 때 정신을 잃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피의자는 그때 피해자가 사망하였는지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다만, 피의자가 상당한 압력으로 목을 조르고 세게 때렸기 때문에 사망을 예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우발적 범행인가.

▲ 피의자의 행적과 범행 동기 등을 봤을 때 그런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는 충남 아산에서 일용직 노동을 하며 180만원 정도 돈을 벌고 나서 올해 4월쯤 의정부로 와서 만화방 등에서 약 2달간 기거했다. 당시 만화방에서 하루 쓰는 돈이 1만4천원 정도였다. 범행 당시 피의자의 수중에 1만4천원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만화방을 나왔다. 막막한 마음에 산에 올랐다가 혼자 등산 온 피해자를 보고 돈을 뺏으려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 계획된 범행 아닌가.

▲ 범행을 계획했다면 보통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또 술을 마시고 산에서 잠을 잤다. 범행 후에 지갑을 훔치긴 했지만 바로 버린 점 등을 봤을 때도 범행을 계획하고 산에 올라갔다고 보기는 힘들다. 범행 후 깨어나서 쫓아올까 봐 바지를 왼쪽 한번, 오른쪽 한 번씩 잡아당겨 끌어내리긴 했지만, 이것도 계획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 그럼 산에는 왜 갔나.

▲ 돈이 없어 답답한 마음에 올라간 것이라고 한다. 사패산은 범행 날 처음 갔다고 진술했다. 의정부에 연고가 없지만 몇 년 전 잠깐 들린 적이 있다고 한다. 일용직 노동 생활을 하며 정처 없이 떠돌다가 의정부로 왔다고 보면 된다.

- 자수 이유는

▲ 범행 직후부터 계속 휴대전화를 쥐고 있었다. 수사 진행상황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검거되겠다는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 또,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도 느꼈다고 한다.

- 전과는 없나.

▲ 상해 3범, 폭행 3범, 교통범죄 1건이 있다. 강력범죄 전과는 없다.

- 수락산 살인사건과 상당히 유사한데 수락산 사건에서 영향받은 것이 아닌가.

▲ 그런 진술을 한 바는 없다. 수락산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지 경찰이 먼저 질문한 바도 없다. 향후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할 예정이다. 두 사건이 비슷해 보이지만 수락산 사건은 준비한 흉기로 잔혹하게 살해했고 범행 이유도 오락가락했다. 피의자도 강력범죄를 저지르고 출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범행했다. 사패산 사건은 우발적인 측면이 있어 성질이 매우 다르다고 본다.

- 강원도 원주에서 잡혔는데 어떻게 거기까지 갔나.

▲ 범행 후 의정부 모 병원 로비에서 하룻밤을 자고 양주를 거쳐 태릉으로 이동했다. 태릉에서 지하철을 타고 마석으로 이동해 마석에 있는 공중화장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인근 연립주택 건설 현장에 하루 투입돼 일당 9만 9천원을 받았다. 이 돈을 받고 춘천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해 하룻밤을 자고 원주로 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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