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린이들은 TV·컴퓨터·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와 친숙합니다. 부모님들이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게임, 동영상 등 틀어주기 때문인데요. 궁여지책(窮餘之策)으로 쓰는 방법이지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바로 아이 눈 건강 때문입니다.
시력은 9세 이전이면 대부분 완성됩니다. 따라서 어릴 때 눈 관리는 평생의 시력을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자신의 상태를 분명히 말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시력에 이상이 없는데도 잘 보이지 않는 척을 합니다. 가짜로 눈이 나쁜 척을 하는 것인데, 또래 친구들이 안경을 쓰는 모습이 부럽거나 부모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하는 귀여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실제 가짜로 눈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바로 '가성근시'인 경우입니다.
가성근시는 실제 근시가 아니지만 가까운 곳을 장시간 보다가 수축된 수정체 근육이 풀어지지 않아 근시가 오래 유지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 PC, TV 등 같은 전자기기를 접하는 시기가 점점 빨라져 더 잘 나타납니다.
자칫 가성근시인줄 모르고 바로 안경점에서 안경을 맞추면 시력이 그 상태로 고정돼 영구적 근시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일부는 안경을 쓰면 눈이 더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안경점에서 받는 간단한 시력검사로 안경을 맞추곤 합니다. 안경은 우리 눈을 좋거나 나쁘게 하지 않습니다. 단지 물체의 상이 망막에 제대로 맺힐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일 뿐입니다. 더구나 성장기 어린이들은 시력이 나날이 변할 수 있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에 안과에서 정확한 시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이들은 수정체 조절력이 성인보다 강해 주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일반적인 시력검사로는 정확한 도수를 측정하기 어려워 조절마비제를 넣은 뒤 시력검사를 합니다. 검사 후 가성근시로 진단되면 안경을 쓰기보다는 눈을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주면 다시 좋아질 수 있습니다.
어린이 근시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일정 거리가 중요합니다. 책과 컴퓨터, TV를 볼 때는 가급적 거리는 멀리 떨어져서 보도록 해야 하고, 엎드려 책이나 동영상을 보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눈을 쉬게 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50분간 TV나 책을 봤다면 10분 정도는 눈을 감고 쉬는 것이 좋습니다. 눈 감고 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창밖의 먼 곳을 바라보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김부기 원장은 온누리스마일안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 진료 분야는 굴절교정(라식, 라섹, 스마일, 안내렌즈삽입술, 난시교정)
편집부 master@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