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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앞에서만 화해하는 ‘앙숙’ 펠레와 마라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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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앞에서만 화해하는 ‘앙숙’ 펠레와 마라도나

입력
2016.06.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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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16 개막에 앞서 10일 열린 이벤트에 참석해 손을 맞잡은 마라도나(왼쪽)와 펠레. 파리=AFP 연합뉴스
유로 2016 개막에 앞서 10일 열린 이벤트에 참석해 손을 맞잡은 마라도나(왼쪽)와 펠레. 파리=AFP 연합뉴스

앙숙 관계인 펠레(76)와 디에고 마라도나(56)가 공개석상에서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두 전설은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 위블로가 마련한 이벤트 경기에서 손을 잡고 관중들에게 인사했다. 이번 행사는 위블로가 유로 2016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마련했다. 펠레와 마라도나 외에도 은퇴한 전직 유명 선수들이 참가해 경기를 펼쳤다.

먼저 입을 연 마라도나는 “우리는 펠레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우리에겐 펠레 같은 시대의 아이콘이 필요하다. 이 자리를 함께해준 펠레에게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펠레는 “마라도나 등 훌륭한 선수들과 자리를 빛내게 돼 기쁘다”고 화답했다.

펠레와 마라도나는 ‘견원지간’이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두 사람은 2000년 국제축구연맹(FIFA)이 20세기 최고의 축구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앙금이 쌓였다”고 소개했다. 당시 인터넷 투표에서는 마라도나가 앞섰지만, 축구 전문가들은 펠레를 택하면서 자존심 대결이 시작됐다. 2011년엔 펠레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브라질 네이마르를 꼽자 마라도나는 “네이마르는 펠레처럼 교양이 없는 것 같다. 메시가 최고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둘의 갈등은 2005년 시작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당시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TV쇼를 진행하고 있었고 펠레가 특별 출연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펠레가 광고 촬영차 마라도나를 불렀을 때 출연하지 않아 이때부터 서로 멀어졌다는 것이다.

2010년에는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했다. 펠레는 당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마라도나를 향해 “마라도나는 돈이 필요해서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펠레는 여러 차례 지도자 경력도 짧고 불성실한 마라도나에게 감독직을 맡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를 비판했다. 그러자 마라도나도 즉각 “펠레는 박물관으로 가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2014년에도 부딪혔다. FIFA가 펠레에게 ‘명예 발롱도르상’을 주자 마라도나는 “어떻게 펠레가 나보다 앞서 발롱도르상을 받았다고 말할 수 있느냐. 나는 1996년 파리에서 발롱도르 공로상을 받았다. 펠레가 나보다 앞서 명예 발롱도르상을 받게 만든 것은 FIFA의 큰 실수”라고 불쾌해했다.

하지만 둘은 매머드 이벤트 때는 종종 다시 화해하기도 했다. 2010년 프랑스 명품 ‘루이비통’이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겨냥해 ‘축구는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준다’는 주제로 펠레와 마라도나, 지네딘 지단을 모델로 발탁했는데 광고 속의 펠레와 마라도나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지단과 함께 테이블 사커 게임을 즐기기도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둘은 활짝 웃으며 서로를 안았다.

한편, 이날 펠레 팀에는 리오 퍼디낸드(잉글랜드), 이에로(스페인), 베베토, 지다(이상 브라질), 크레스포(아르헨티나)가 참여했고 마라도나 팀엔 트레제게(프랑스), 치로 페라라, 파비오 칸나바로, 안젤로 페루치(이상 이탈리아), 클라렌스 시도르프(네덜란드)가 뛰었다. 마라도나는 직접 경기에 참가하기도 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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