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68)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장은 지난해 프리미어 12 대표팀 선발 당시부터 “오른손 정통파 투수가 많지 않다”며 “특히 선발 요원이 부족한 것이 우리 야구의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김광현(28ㆍSK) 양현종(28ㆍKIA) 차우찬(29) 등 수준급의 왼손 투수들이 많은 데 비해 에이스급 우완 투수들이 없어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것이다.
올해 윤성환(35ㆍ삼성)이 10일 현재 7승1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오른손 선발 투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 야구를 이끌기에는 나이가 많다. 프리미어 12 대표팀에서 활약한 이대은(27ㆍ지바 롯데)은 첫 등판이었던 4월13일 라쿠텐전에서 3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부진한 뒤 줄곧 2군에만 머물고 있다. 당장 내년 3월 열리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을 꾸려야 하는 KBO 기술위원회는 답답할 뿐이다. 또 KIA 윤석민(30)은 어깨 상태가 말썽이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차세대 우완 에이스로 평가 받는 ‘젊은 피’들이 이번 시즌 잠재력을 꽃피우고 있다. 대표적인 영건 투수는 롯데 박세웅과 NC 이민호(이상 23), kt 주권(21)이다. 이들은 시속 145㎞ 이상의 직구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으로 각자 소속 팀에서 입지를 굳게 다졌다.
박세웅은 토종 선발진이 붕괴된 가운데 꿋꿋이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11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4패 평균자책점 4.55를 기록 중이다. 4월 한 달간 3승1패 평균자책점 3.05로 순항을 했던 그는 지난달 1승3패 평균자책점 8.74로 부진에 빠졌다가 다시 6월 들어 제 페이스를 찾았다. 이달 두 차례 등판에서 14이닝 동안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로 안정을 찾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박세웅이 잘 성장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투구 수가 많다는 것이다. 57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총 1,094개를 던졌다. 이닝당 투구 수로 따지면 19.1개에 달한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보직을 맡은 이민호 역시 기대 이상의 투구를 하고 있다.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 중인데 6월 두 번의 등판에서 12이닝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 1.50을 찍었다. 5월부터 7경기 연속 5이닝 이상 버텨내며 선발 투수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특히 그가 마운드에 오른 최근 7경기에서 팀이 모두 이겨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고졸 2년차 주권은 kt의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그는 지난달 27일 넥센전에 9이닝 무실점으로 개인 최초, 팀 창단 첫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리고 다음 등판이었던 지난 2일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 8일 두산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완봉승부터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호투 행진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아직 너무 어리다”면서도 “볼을 많이 던지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잘 던지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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