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를 공식 지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올린 영상물에서 “클린턴 전 장관보다 대통령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그녀의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안다. 그래서 나는 힐러리가 그것을 매우 잘할 것임을 안다”고 했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전 대선 경선에서 자신과 경쟁했던 클린턴 전 장관을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만들기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이날 오전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백악관에서 1시간 가량 만난 직후 나왔다. 경쟁자인 샌더스 의원이 경선 완주를 선언하고 도널드 트럼프의 네거티브 공세가 심해지는 등 협공에 시달렸던 클린턴 전 장관은 50%를 웃도는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는 현직 대통령의 지지선언을 끌어내면서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장 오는 15일 대표적 경합주로 꼽히는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인 위스콘신 주로 출격해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원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의회전문매체 ‘더 힐’은 오바마 대통령을 힐러리-샌더스를 서로 묶는 ‘키 플레이어’(key player)로 지목한 뒤 “대통령의 지지선언으로 당이 급속히 단합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은 “세상 전부를 얻은 셈”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과 내가 여러 해에 걸친 경쟁자에서 진정한 친구가 된 것이 기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회동 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를 무찌르고,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협력할 지 조만간 클린턴 전 장관과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면서도 경선 레이스는 완주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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