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은행장은 지난달 1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신한인도네시아은행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은 신한은행이 지난해 인수한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의 이름이 ‘신한’으로 바뀐 날이다. 신한은행은 “이로써 동남아 주요 금융시장에 신한의 글로벌 전략인 일본-중국-베트남-인도를 잇는 ‘아시아금융벨트’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신한은행이 이처럼 글로벌 진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시장 포화로 국내 금융의 글로벌화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글로벌 진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유독 돋보이는 성과를 내놓고 있다.
그 비결은 ‘글로컬라이제이션’(세계화+지역화) 전략에 있다. 신한은행은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지점 형식의 진출 방식이 아니라, 법인 설립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법인 설립 방식은 초기에 전산이나 인력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도 향후 확장에 유리하고, 현지인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기에 유리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이를 위해 현지 고객에게 최상의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한 현지고객 확대를 목표로 인력과 조직,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가별로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등 다양한 현지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대표 사례가 신한베트남은행의 신용카드 사업이다. 2011년부터 시작한 신용카드 사업은 시장진출 4년 반 만에 회원수 14만명, 취급액 1억2,000만 달러로 각각 30배와 60배 성장했다. 특히 회원의 90%가 베트남 현지고객으로 현지화의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이런 현지화 노력은 여러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 해외법인의 현지인 대출금 비중은 2014년 43.0%에서 지난해 말 47.7%로 4.7%포인트 증가했고, 현지 직원(책임자 급) 비율도 같은 기간 66.1%에서 68.1%로 2.0%포인트 상승했다.
외형과 손익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전체 신한은행 당기순이익 중 글로벌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2.9%에서 지난해 10.5%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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