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민의당 비례대표 김수민(30) 박선숙(56) 의원의 리베이트 수수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일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김도균)는 9일 김 의원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광고업체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은 김 의원이 대표로 있던 숙명여대 교내 디자인 벤처기업 브랜드호텔과 이 업체로부터 하청을 받은 광고ㆍ인쇄ㆍ디자인 대행사 5곳이다. 김 의원의 사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이었던 김 의원은 브랜드호텔이 이들 업체들과 20억원 상당의 20대 총선 홍보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억대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전날 검찰에 김 의원을 고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선거공보를 제작하는 A사와 TV 광고를 대행하는 B사부터 각각 1억1,000만원과 6,820만원을 받고 이를 숨기기 위해 허위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의원이 업체로부터 받은 리베이트가 당에 불법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선관위는 총선 당시 국민의당 사무총장으로 선거홍보 업무를 총괄한 박 의원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도 함께 고발했다. 두 사람도 김 의원과 함께 리베이트 건을 사전에 논의하고 허위로 회계보고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사는 국민의당 선거홍보 TF팀원에게 체크카드를 발급해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이용주 국민의당 법률위원장은 “자체 조사 결과 김 의원이 선거공보 제작업체로부터 받은 1억6,000만원은 리베이트가 아니라 정상 계약에 의한 대가로 조사됐다”며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당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당사자인 김 의원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20대 총선 최연소 당선자인 김 의원은 숙명여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해 디자인벤처 브랜드호텔을 이끈 청년벤처기업가 출신으로, ‘허니버터칩’ 포장지를 디자인한 회사로 유명해졌다. 그는 제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현배(68) 새누리당 충북도당 부위원장의 딸이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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