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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정수민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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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정수민 "드디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입력
2016.06.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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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정수민/사진=NC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투지가 타오르더라구요. "

NC 마운드에 정수민(26)이 활짝 폈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현역 군 복무를 거치는 동안에도 야구에 대한 간절함을 놓지 않은 그는 이제 팀의 기대주로 우뚝 섰다.

정수민은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부상으로 말소된 에이스 해커를 대신해 선발로 4경기에 나와 3승무패 평균자책점 1.64을 올리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은 "정수민이 정말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유망주 정수민의 야구 인생 2막이다. 정수민은 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하고 2008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만 71경기 10승8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한 뒤,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재활을 하다 2013년 방출됐다. 그해 4월 국내로 돌아와서는 현역으로 군에 입대했고, 지난해는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NC는 그의 잠재력을 믿고 2차 1라운드 8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마운드에 선 정수민은 팀의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다음은 정수민과 일문일답.

-처음 선발로 나간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 어땠나.

"더 좋은 선수들이 있는데 기회를 먼저 받은 것 같다. 설레기도 하고, 해커 대신이라고 하니 부담도 됐다. '기회다'는 마음도 들고, 좋았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야구를 하기 힘들었을 텐데.

"강원도 최전방에서 군 복무(22사단)를 했다. 8시간 경계 근무를 서야 했기 때문에 다른 운동은 못하고 간단한 시설이 갖춰진 웨이트장에서 체력 운동만 했다. 글러브나 공은 못 만졌다. 제대 후 바로 운동을 할 수 있는 몸만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불안하진 않았나.

"처음 입대할 땐 엄청 불안했다. 군에서 다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서 다쳐서 야구를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상병이 지나면서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고, 야구가 아니면 안 되겠단 생각을 했다. 2015년 3월3일에 제대를 하고 난 뒤에는 동의대에서 훈련을 해왔다."

-지명이 됐을 땐 어땠나.

"드래프트장에서 있던 사람들 중 내가 제일 좋아했을 거다. 정말 좋았다. 계속 운동을 해온 게 아니라 군대도 갔다 왔고, 야구를 못했기 때문에 뒷 라운드라도 뽑히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상위에 지명이 돼서 정말 좋았다."

-부산 출신인데 사투리를 하나도 쓰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웃음) 이대은 형이랑 이학주, 나경민 등 미국에 같이 갔던 선수들이 거의 다 서울 출신이었다. 그때 같이 있다 보니 내가 서울말을 쓰고, 다른 친구들이 사투리를 쓰더라.(웃음)"

-서로 위로가 많이 됐을 것 같다.

"맞다.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서로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방출은 언제였나.

"2013년 3월 24일이었다. 제일 서러웠던 날이다. 스프링캠프 도중이었는데 불러서 이야기를 하더라."

-미국에 갔던 걸 후회하진 않나.

"다시 태어나도 갈 것 같다. 내 선택이었고, 후회는 없다. 힘들었다 해도 좋은 추억이고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싱글 A에서 첫 승을 했을 때가 가장 좋은 기억이다. 고생은 엄청 했다. 12시간 버스를 타고 원정을 다니기도 했고. 여기선 이동 거리가 가까운 게 정말 좋더라.(웃음)"

-부산고 1년 선배인 김태군과 배터리를 이루고 있다

"고등학교 때 내가 직속 후배였는데 고생도 많이 했다. 내가 태군이 형을 프로에 보냈다는 말도 많이 했다.(웃음) 스프링캠프에서는 룸메이트를 했는데 태군이 형이 정말 많이 챙겨줬다. 형 때문에 팀에 적응도 빨리 했다. 팀에 워낙 좋은 선배들도 많다.."

-해커가 돌아올 텐데 선발 자리에 욕심이 날 것 같다.

"욕심은 당연히 난다. 지금은 이 자리를 지키는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야구가 너무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 다시 마운드에 선 기분은 어떤가.

"처음 등판했을 땐 감격스러워서 울컥했다. 투지가 타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지금도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그런 마음이 든다."

창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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